가야의 성 배수시설 첫 발굴···아라가야 왕성 추정 유적

손효숙 2024. 11. 11. 17:2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아라가야의 왕궁터로 추정되는 경남 함안 가야리 유적에서 배수시설 흔적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국립가야문화연구소는 11일 "함안 가야리 유적 일대를 발굴 조사해 과거 토성의 내·외부를 연결한 것으로 보이는 배수 체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소 측은 "내부의 배수 문제와 습하고 연약한 지형의 특성을 고려해 성벽과 배수 체계를 조성한 고대 가야인의 뛰어난 토목 기술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가야유산연구소, ‘함안 유적’ 발굴 공개
"유속 고려 배수시설...가야 토목기술"
곡간지 성벽과 석축 배수시설 전경.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아라가야의 왕궁터로 추정되는 경남 함안 가야리 유적에서 배수시설 흔적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국립가야문화연구소는 11일 "함안 가야리 유적 일대를 발굴 조사해 과거 토성의 내·외부를 연결한 것으로 보이는 배수 체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지난해부터 가야리 유적의 북서편 곡간지(谷間地) 일대를 조사한 결과, 성벽 축조 구조와 성 내부의 대지 조성 과정 등을 새롭게 밝혀냈다.

연구소에 따르면 주변의 물이 모여 자연 배수되는 곡간지 일대 성벽은 흙을 차곡차곡 다져가며 쌓아 올리는 판축 기법으로 중심 토루(土壘·흙으로 쌓아 둔덕지게 만든 방어용 시설)를 쌓은 것으로 파악됐다. 토루의 너비는 5.5m, 판축 토루와 내·외벽을 포함한 기저부의 너비는 29.5m에 달한다.

토루 안에서는 짧은 목 항아리, 솥 모양 토기 등이 발견됐다. 이들 유물은 대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제사나 각종 의례를 지낸 흔적으로 추정된다.

연구소는 성벽을 통과하는 석축 배수시설 흔적에 주목하고 있다. 남아 있는 배수시설은 길이가 16.5m로, 성 내부의 곡간지로 모이는 물을 성 밖으로 배수하기 위한 구조다. 성벽을 통과해 밖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너비가 최대 3.5m까지 벌어지는 나팔 모양인데, 물이 흐르는 속도를 늦추기 위해 이런 형태를 고안했다는 설명이다. 연구소 측은 "내부의 배수 문제와 습하고 연약한 지형의 특성을 고려해 성벽과 배수 체계를 조성한 고대 가야인의 뛰어난 토목 기술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오는 13일 오후 2시 발굴 성과를 공개하는 현장 설명회를 연다.

성벽을 통과하는 석축 배수시설.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아라가야의 왕궁터로 추정되는 경남 함안 가야리 유적에서 발견된 토기 모습.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