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 하락` 베팅한 헤지펀드, 트럼프 당선에 7조 손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로이터=연합뉴스]

테슬라 주가가 과열됐다고 보고 주가 하락에 베팅한 헤지펀드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대선 승리 이후 7조원 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10일(현지시간) 금융정보업체 S3파트너스가 집계한 자료를 추정한 결과 미국 대통령 선거 날이었던 지난 5일부터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지난 8일 사이 테슬라에 공매도(숏) 포지션을 유지했던 헤지펀드가 최소 52억달러(약 7조2774억원) 이상의 손실을 봤다고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7월 13일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공식지지 의사를 밝힌 뒤 다수의 헤지펀드가 테슬라 숏 포지션을 축소했다. 하지만 일부 헤지펀드들은 계속해서 테슬라에 대한 숏 포지션을 유지했다.

지난 7월 초 17%였던 테슬라 공매도 비중은 현재 7% 수준으로 줄었다. 숏 포지션을 유지한 7%의 헤지펀드는 결국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게 됐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다시 주식을 사들여 빌린 주식을 상환해 수익을 내는 투자기법이다. 즉 공매도 시점보다 주가가 하락해야 돈을 벌 수 있다.

미국 대선 전까지 테슬라의 신제품 '로보택시'에 대한 실망감과 전기차 인도량 감소 등을 이유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테슬라는 공매도 세력의 주 종목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확정된 이후 테슬라 주가가 급등하면서 공매도 세력의 손실도 커지고 있다. 머스크 CEO가 트럼프 당선의 일등 공신으로 떠오르면서다.

지난 1일 248.98달러였던 테슬라 주가는 대선 이후 지난 한주에만 30% 가까이 상승한 321.22달러까지 올랐다. 머스크 CEO가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커진 만큼 주가도 추가 상승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가 충성심을 보인 지지자들에게 보답할 계획을 분명히 했다"며 "트럼프 당선인에게 베팅한 머스크가 정치적 영향력을 갖는 위치에 서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