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트랜시스 노조, 한달 만에 파업 멈추고 교섭 재개

여수동 현대트랜시스 사장. 연합뉴스

현대자동차그룹 핵심 부품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가 약 한달간 이어진 노조의 파업 철회와 동시에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

현대트랜시스는 11일 사내 게시판에 낸 대표이사 명의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대표이사를 포함한 모든 임원이 급여의 20%를 반납하겠다고 했다. 여수동 현대트랜시스 사장은 “지난 한달 동안의 공장 가동 중단으로 고객사와 협력사, 임직원과 회사 모두가 큰 피해를 입었다”며 “가장 중요한 성장동력인 고객 신뢰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금 노력하는 정도로는 이 위기를 절대 극복할 수 없기에 오늘부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며 “이 엄중한 상황에 책임을 통감하고 임원 연봉의 20%를 자진 반납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했다. 노조가 여전히 잔업과 특근을 거부하며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어서, 임원 임금 반납 카드로 협상 타결에 힘을 실으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현대트랜시스 노조(서산지회)는 지난달 8일부터 약 한달 간 이어진 파업을 끝내고 이날부터 정상 출근했다. 현대차와 기아에 변속기·액슬·시트 등을 납품하는 이 회사 공장이 멈춰서면서, 현대차 공장에서도 생산 차질이 빚어진 바 있다. 코나를 생산하는 1라인을 포함해 울산 현대차 1공장 전체가 지난 5∼8일 4일간 가동을 중단했다. 이에 현대차·기아 협력사로 피해가 확산하자 결국 파업이 중단됐다.

노조는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기아의 ‘단가 후려치기’로 부품 계열사 노동자들이 정당한 보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해 매출액의 2%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다. 회사 쪽은 노조 요구는 지난해 영업이익을 초과하는 규모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는 상황이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