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서] K바이오 투자, 정부가 나서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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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제약·바이오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국내 리딩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은 위탁개발생산(CDMO) 또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강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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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제약·바이오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이 같은 명제에 대해서는 제약·바이오업계 사람들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 한국이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전통 제조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제약·바이오 산업은 필수적이라는 반응들이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의약시장 규모는 2028년 2조2380억달러(약 313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같은 시장을 한국 기업들이 포기해야 한다고 하면 오히려 이상한 사람 취급을 당할 것이다.
그럼 한국 기업을 글로벌 강자로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쉽지 않다.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 최상위권을 기록하는 존슨앤드존슨, 화이자, 로슈 등은 모두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들이다. 국내 리딩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은 위탁개발생산(CDMO) 또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강자들이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이들이 성장한 것은 박수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이 같은 사업만 가지고 '글로벌 톱10'의 강자를 키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국내 한 제약회사 관계자는 "그나마 자본력이 있는 대기업들은 대표들이 자신의 임기 안에 성과를 내기 위해 최소 10년 이상 시간이 걸리고 성공확률도 극히 낮은 신약 개발보다는 CDMO나 바이오시밀러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전통 제약사들은 수백·수천억 원이 들어가는 임상 비용을 감당하기에는 아직까지 여력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제약사 중 매출 1위를 기록 중인 유한양행의 지난해 매출액이 2조원이 채 안 된 상황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 말이다. '인보사'(퇴행성 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20년 넘게 매달리고, 미국 임상 3상 비용만 2000억원을 썼다는 코오롱 그룹 이야기를 들어봐도 일반 기업들이 쉽게 뛰어들 수 있는 시장이 아니라는 사실이 느껴진다. 그렇다고 오너 체제가 확고한 국내 제약 산업 상황이나 거액이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국내 기업끼리의 인수·합병이나 해외 유명 기업 매수 등은 생각하기 어렵다.
결국 정부가 나서는 수밖에 없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바이오산업 육성에 목소리를 높였지만 큰 소득이 없었다는 비판들은 여전하지만 사적 영역에서 쉽게 나설 수 없다면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는 게 답이다. 최근 정치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지만 그래도 다음달 출범하며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 '국가바이오위원회'에 기대를 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래 한국의 먹거리를 꼭 챙겨주시길 부탁드린다.
[박준형 과학기술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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