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가창신공] 힙합 R&B 아티스트 '더레이', 홍익대‧동아방송예대 실용음악과 교수
3살 때 피아노, 초교때부터 클래식 바이올린
중학시절 비보이 힙합 재즈댄스로 각종 경연 휩쓸어
‘Just The Two Of Us’는 인생곡
“슬픈 건 싫어, 기쁘고 희망적 곡 많이 쓰고 싶어”
“발라드는 내 옷에 맞는 장르 아냐”
‘Quartet’ ‘테트리스’ 등 주목할 미발표곡 여럿 보유
자상함과 재치있는 교습법
직접 장비 갖고 다니며 100% 녹음수업 고집
R&B 오디션 프로그램도 있으면 좋을 것
“인생의 가장 큰 성공은 결혼”
“딸도 쉽게 알아보는 유명 ‘대중가수’로 기억되길”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힙합 R&B 아티스트 더레이(THERAY‧39)의 본명은 강주원, 아버지는 교회음악 지휘자로 잘 알려진 故 강광흠 목사다.
충남 예산 출신의 故 강광흠 목사는 강남대학교 작곡과와 나사렛대학교 신학과를 거쳐 필리핀 APNTS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세종문화회관 및 한국 1000교회 순회 연주, 아름선교회 선교목사와 대한합창학교 총장, 나사렛대학교 음악과 교수 역임 등 교회음악 분야에서 남다른 행보를 보였다. 사고로 손가락 일부가 없는 조막손 임에도 피아노, 바이올린 및 각종 현악기와 관악기, 아코디언까지 12가지 이상의 악기 연주를 자유로이 한 멀티 플레이어이기도 했다. 이런 조막손으로 한복 제작술까지 배워 아내를 위해 400벌 이상의 한복을 만들어준 사랑꾼이기도 하다. 이런 스토리가 SBS '세상에 이런 일이', KBS '아침마당', KBS2 '사랑의 가족' 등의 TV 프로그램에 소개되며 많은 시청자를 감동시켰다. 그러나 지휘자 강광흠 목사는 작년 9월 종로3가 계단을 내려가던 중 낙상 사고로 향년 80세로 타계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더레이의 할아버지 강재풍은 1890년대에 바이올린을 연주하던 클래식 음악인이다.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더레이까지 3대째 음악을 하는 집안인 것이다.
바이올리니스트인 할아버지, 지휘자인 아버지에 이어 더레이도 3살 때 피아노에 이어 초등학교 때부터 10여 년간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바흐, 모차르트, 파가니니 등등 여러 바이올린의 고전을 연습했고 지금도 클래식 바이올린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음악적으론 힙합 R&B를 추구하지만, 더레이의 본령은 클래식인 셈이다.
스포츠한국 '조성진의 가창신공'에서 R&B 힙합 음악인이자 홍익대 실용음악과 보컬교수 '더레이'를 만났다.
더레이의 작업실에 들어서는 순간 각종 피규어가 눈을 사로잡았다. 심슨, 토이스토리, 새서미 스트릿 등등 100~200여 개는 족히 넘을 것 같았다. 수집품 중 '아이언맨'이 제일 고가라고 했다. 피규어가 많아지고 있는 데엔 9개월 된 딸 '강지온'과도 관계가 깊다. 딸이 이러한 피규어를 좋아할 것 같기 때문이다.
더레이는 교회에서 만난 아내와 1년 연애 끝에 결혼해 신혼여행으로 도쿄를 10박 11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남들이 흔히 가는 허니문 여행지가 아닌 곳을 찾던 중 도쿄를 고른 것. 또한 도쿄는 더레이가 여러 차례 다닌 곳이라 아내를 위해 자신 있게 '여행가이드'를 할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는 "인생의 가장 큰 성공은 결혼"이라고 말할 정도로 가정을 꾸민 게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당분간 딸 육아에만 전념하고 있을 만큼 '딸바보'이자 '사랑꾼'이다.
"지온이는 벌써 목청이 너무 좋습니다. 주변에선 아빠 닮아 노래 잘하겠다고 말할 정도죠. (웃음)"
더레이는 1985년 1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교회음악 지휘자 겸 목사인 아버지는 더레이가 어릴 때부터 음악과 악기에 대한 소양을 쌓아주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 더레이가 놀러 나가려고 하면 아버지는 "소나타 하나라도 외우고 나가라"고 했고 더레이는 울면서 소나타를 다 외우고 나가야 했다.
이처럼 클래식을 하던 소년이 대중음악에 몰두하게 된 건 서태지와 아이들 '컴백홈'을 들으면서다. 이때부터 강주원(더레이)은 아침엔 헨델, 모차르트, 쇼팽을 듣고 저녁엔 서태지, 우탱클랜 등을 들었다. 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커다란 카세트 플레이어를 갖고 다니며 음악 감상을 할 정도로 팝과 랩에 빠졌다. 이미 양화초등학교 4학년 때 친구들과 춤을 추며 끼를 발산할 정도였다. 이때 어울리던 4명이 이후 각 분야 유명 전문가가 됐는데, JYP 프로듀서 이우민도 그중 하나다. 또 하나는 모 엔터테인먼트 대표로 있고 다른 하나는 배우로 활약 중이다.
강주원은 양동중학교 1학년 때부터 비보이 힙합 재즈댄스 활동을 하며 전국의 각종 경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아이유 안무 감독으로 잘 알려진 박요한도 양동중학 시절 친구다.
본격적으로 음악의 길로 가기 위해 동아방송예술대에 들어갔지만 얼마 후 자퇴하고 서울예대로 옮겼다. 당시 더레이는 정규 1집 녹음 중이었는데 학교가 너무 멀어 통학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울예대로 학교를 바꾸게 된 것.
'Just The Two Of Us'는 더레이의 인생곡이다. 이와 관련 재미있는 비하인드스토리가 있다.
더레이는 동아방송예술대 실용음악과 입시곡으로 빌 위더스의 'Just The Two Of Us'를 택했다. 그는 원곡보다 그루비하고 R&B스타일로 바꿔 불렀다. 여기에 바비 맥퍼린 식의 스캣과 비트박스까지 병행해 노래했다. 얼마나 신나게 노래했던지 심사하던 교수들도 "재미있네"라며 함께 비트를 따라 할 정도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입시 때도 같은 곡으로 응시했다.
"입시곡은 6개월 전에 결정해 연습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저는 입시 당일 새벽에 정했습니다. 가스펠 곡이었어요. 그런데 반주자가 가스펠을 부르면 떨어지는 징크스가 있다고 하길래 영어가 아닌 한글 가사로 가스펠을 불렀죠. 물론 'Just The Two Of Us'를 메인으로 두고 가스펠 곡을 예비 곡으로 한 것입니다."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입시 당일 장기호 교수가 'Just The Two Of Us'를 들은 후 가요를 불러보라고 했다. 그래서 더레이는 한글 가사로 바꾼 가스펠을 불렀다. 그러자 장기호 교수는 가요를 불러보라니까 자꾸 다른 걸 한다고 했고, 옆에 있던 또 다른 심사위원 중 하나인 강호정 교수가 '비처럼 음악처럼' 악보를 주며 "이 곡을 꺾지 말고 불러보라"고 했다. 더레이가 노래를 부르자 강호정 교수는 "저 친구는 안 꺾어도 R&B가 있네"라고 말했다.
이처럼 입시 때부터 주목받은 더레이는 서울예대 1학년 재학 시절 김하늘‧이동건 주연의 SBS 드라마 '유리화' 등 몇몇 OST 가창에 참여하며 이름을 알렸다. 물론 이때 이름은 개명 전인 서영(강서영)이다.
서울예대 실용음악학사에 이어 단국대 대중문화예술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더레이' 이전엔 '마왕'이란 닉네임을 사용했다. 아버지가 목회자들과 식사하던 중 "아들이 음악계 데뷔한다고 하는데 가수 이름이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 가수 명이 '마왕'이라고 했다.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목회자들이 숟가락을 내려놓고 "우리 다 같이 기도합시다"라며 충격에 빠진 반응을 보였다. 이 때문에 아버지는 아들에게 조심스럽게 다른 이름을 권유했다.
"당시 소속사에서도 '마왕'이란 이름은 너무 센 것 같다며 '레이'를 추천했어요. 하지만 국내에 레이라는 이름이 많았어요. 김종서 선배님이 하던 밴드도 있었고 아이브의 레이, 엑소의 레이 등등. 그래서 레이 앞에 정관사 '더'를 붙이게 된 겁니다. 여기에 RAY의 대문자 'R'을 거꾸로 사용해 닉네임을 차별화하려고 했죠. 거꾸로 된 R은 러시아 스펠링으로 '나(I)'라는 뜻도 있어요."
'Ray'는 광선이란 뜻도 있다. 즉 '(음악으로) 단 하나의 빛이 되고 싶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더레이는 2006년 데뷔했다. 발라드 기반의 R&B가 유행하던 시절이라 그 역시 이런 스타일로 음악계에 첫선을 보인 것이다. '청소'는 그의 초기 음악을 대표한다. 가수(더레이) 이름보다 이 곡을 더 잘 알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은 곡이다. 실용음악과 입시생 10명 중 8명이 '청소'를 부를 정도라고 해 당시 실용음악 입시 금지곡 1위였다는 말도 있을 만큼.
그러나 발라드 타입은 더레이가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다.
"발라드는 제 옷에 맞는 장르가 아닙니다. 그리고 저는 무엇보다도 슬픈 게 싫어요. 근래에 만든 음악들은 모두 기쁘고 희망적인 곡들인데 이러한 제 성향을 반영한 것이랄 수 있습니다."
새 작품에서도 이러한 스타일의 즐거운 느낌과 감각적인 스타일을 선보일 예정이다. 더레이는 현재까지 발표하지 않은 곡을 190여 개 넘게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 힙합 R&B인데 인터뷰 중 'Quartet'이란 곡을 들려줬다. 더레이의 음악적 뿌리인 바이올린의 클래식 스트링 전주에 이어 랩이 나오는 구성이었다. 어릴 때부터 다진 클래식 DNA와 힙합은 이런 곡에서도 잘 나타나 있었다.
또 하나 흥미롭게 들은 곡은 '테트리스'다. "벌어진 틈이 너야/좌우로 돌렸다가 빠르게 내려가던가" 등 표현상 오해 소지가 있을 수 있는…. 듣는 관점에 따라 충분히 '야한' 가사지만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여러 모양의 조각을 맞추는 테트리스란 퍼즐 게임을 위트있게 표현한 것이다. 가사 표현도 남달랐지만, 음악 또한 처음 듣는 순간 금세 빨려들게 했다.
"말 그대로 오로지 테트리스 게임을 생각하며 쓴 표현들인데 사람들은 이 표현을 다른 식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웃음)"
더레이는 데뷔 때엔 브라이언 맥나이트, 보이즈투맨, 에릭 베네, 스티비 원더, 투팍, 드렁큰타이거 등을 좋아했다. 지금은 아미네, 크리스 브라운 등을 좋아한다. 올드스쿨보다 지금의 힙합을 더 좋아한다고.
30살 무렵엔 노래 2곡만 부르면 바로 목이 쉬었다. 그래서 보컬트레이너 등 여러 곳을 찾아 해결방안을 찾으려 했는데, 답은 뜻하지 않게 영상을 보며 찾았다. 여러 보컬의 다양한 영상을 접했고 31살 때 극복하게 됐다.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현역 후배 가수들과 스터디 그룹을 짜기도 할 만큼 많은 노력을 했다. 이때의 경험을 토대로 홍익대와 동아방송예술대 실용음악과 강의 시 학생들에게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다.
이처럼 더레이는 이와 같은 피나는 노력으로 2019년경 음악과 목소리를 바꿔 활동하기 시작했고 대중은 "또 다른 더레이란 사람이 나왔다"는 반응을 보일 정도였다.
"예전엔 비트메이커, 래퍼들을 많이 만나러 다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트렌드에 맞는 비트를 찾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이젠 제게 한번 들어봐 달라며 DM을 많이 보내옵니다. 이런 것들을 접하다 보면 가끔 좋은 아이디어를 얻기도 해요. 또한, 가사 쓸 때 받침을 많이 빼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2018년 발매한 'Neighborhood'에도 사연이 있다. 더레이는 평소 양동근을 좋아했다. KBS1 TV '낭독의 발견'이란 TV 프로그램에 양동근이 출연해 '네이 Hood'란 노래를 부른 적이 있다. 더레이는 이 방송을 보며 공영방송에서 했다는 자체에 '충격적'이라고 생각했다. 내 이웃에 대해 곡을 쓰고 싶었던 것도 이게 시작이 된 것이다.
곡을 쓴 후 누가 부르게 해야 할까 고민하던 중 적임자가 양동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양동근과 일면식도 없던 더레이다. 그래서 지인(형님)의 소개로 양동근을 만나 콜라보가 성사됐다. 당시 양동근은 몇십 건의 피처링 요청이 있었지만 다 뿌리치고 더레이의 곡만 피처링을 했다고 한다. 이유는 "가사가 좋았기 때문"이라고.
"사람들은 힙합 하면 술, 여자, 약물 등을 먼저 떠올리곤 합니다. 저는 '비와이'를 좋아해요. 저는 함께 음악하는 사람이 욕을 사용하면 나는 안 하겠다는 조건을 걸곤 합니다. 종교적 이유이기도 해요. 욕이 들어가면 그냥 싫습니다. 리듬이 너무 좋고 신선해서 힙합에 끌렸던 건데 만약 영어를 잘해서 힙합 가사가 들렸더라면 힙합을 좋아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웃음) 갈수록 감각적이고 유니크해지고 있어서 올드스쿨보다 지금의 힙합이 더 좋습니다. 물론 올드스쿨에 좋은 곡들이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거기에서 영감을 받진 않아요. 오히려 최근 힙합을 들으면 우와 어떻게 이런 리듬을 하는 거지라고 놀랄 만큼 영감과 자극을 많이 받곤 합니다. 저는 이 모든 걸 힙합으로 표현할 때 폭력이나 약물, 여자보다 기쁨으로 표현하고 싶은 겁니다."
더레이는 2022년 '미스터트롯2'에 출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그는 나훈아 '테스형'을 불러 올하트를 받았다. 주목할 건 원곡과 달리 더레이는 R&B 스타일로 나훈아 '테스형'을 새롭게 해석한 것이다. R&B와 트로트의 만남이라고 해서 일명 '알트롯'이란 신조어가 유행하기도 했다.
"R&B와 트로트는 사촌입니다. R&B는 뒤쪽에서 꺾고 트로트는 앞쪽에서 꺾는 것이기 때문이죠. 저는 사촌들을 만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웃음)"
'미스터트롯2'에서 두 번째로 부른 곡은 김완선 '리듬 속의 춤을'이었다. 이 곡은 정통 R&B 스타일로 노래했다.
트로트 관련 오디션 프로그램은 자주 등장하는 반면 R&B 오디션 프로그램이 없다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지금 대중음악계엔 R&B가 너무 많이 들어가 있음에도 이런 방송이 하나도 없다는 게 너무 아쉬워요. '리듬 앤 배틀'이란 타이틀의 R&B 오디션 프로그램이 나오면 좋겠어요. 그러면 저도 참가자로 나가든 아니면 심사위원으로 나가든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더레이는 예전부터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어 했다. 경연 심사 또는 보컬 코치, 멘토 역할 같은.
더레이는 배재대학에서 2년간 초빙교수로 수업했다. 2022년부터 홍익대 실용음악과 보컬교수로 학생들과 만나고 있다. 탑라인, 보컬 실기, 팝 앙상블 세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홍익대(초빙) 외에 서서울생활고(강사), 동아방송예술대(외래)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처음엔 가르친다는 게 적성에 맞질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만해야지'란 생각을 자주 하지만 막상 학생들 실력이 느는 걸 보면 너무 즐거워요. 성취감 같은 게 느껴진다고 할까요. 이러다 보니 또 하게 되고 다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웃음)"
"홍대 하면 클럽 거리인데, 따라서 애초에 실용음악과도 있어야 했어요. 늦었지만 이제라도 생겨서 다행이죠. 올해 최초로 박사과정도 개설될 만큼 홍대는 실용음악과에 대한 관심이 대단합니다. 수시모집에서 실용음악과 보컬만 2600명이 몰릴 만큼 날이 갈수록 홍대 인기가 폭발적이죠. 2600명 중 1차로 80명을 뽑았습니다."
"홍익대 실용음악과는 피드백이 매우 빠른 게 장점 중 하나죠. 강의실 배정 때의 일입니다. 저는 '폐쇄불안' 같은 게 있어서 강의실이 좁으면 불안하고 집중이 잘 안된다고 학교 측에 말했더니 즉시 넓은 강의실로 바꿔줬습니다. 그래서 6층, 8층에서 수업하는 다른 교수님들과 달리 저만 지하 2층의 넓은 강의실(합주실)을 사용하고 있어요."
더레이는 홍대 대학원 석사 과정도 강의하고 있다. 이곳엔 유학생(외국인)이 많다. 타지에서 온 만큼 내국인보다 여러모로 힘들기 때문에 그들에게 최대한 더 친절 자상하게 해주려고 한다. 그래서 외국 유학생들 사이에 더레이 별명이 '코리아 아빠'다.
교습법 "칭찬을 많이 해주는 스타일입니다. 화를 내면 긴장을 해 호흡이 뜨게 되죠. 편하게 해주려고 합니다. 저는 녹음 수업을 고집해요. 그래서 직접 장비를 갖고 다니며 수업을 진행합니다. 이런 식으로 '비포앤애프터'를 보여주면 학생들도 실력이 향상된 자신을 보며 좋아하죠."
"음악 많이 듣는 건 필수이고 가사쓰기 또한 많이 해봐야 합니다. EQ까지 공부하면 더 좋고. 음악인에겐 녹음 소양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죠. 이 모든 것과 함께 꾸준히 감각적인 역량을 쌓아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화성학 같은 '재미없는' 수업을 할 때 더레이의 강의 방식이 빛을 발하기도 한다. 탑라인 모두 도레미파솔라시 등의 계명이 있지만 학생들은 이런 계명을 잘 모를 때가 많다. 그래서 시창 수업 때 '솔솔라라솔솔미'라는 '산토끼' 노래를 예로 들며 계명을 이해시켜 주려고 한다. 강의 처음 시작할 때부터 현재 홍대 실용음악과에 이르기까지 이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화성학의 '화'자만 들어도 지루해합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너 이름이 뭐야'라고 묻고 학생은 이름이 뭐라고 대답합니다. 그럼 저는 '그래 이름이 있잖아. 얘네들도 이름(계명)이 있는 데 왜 서운하게 하는 거야'라고 말해줍니다. (웃음)"
젊은 세대 중에서 돋보이는 가수 몇을 꼽아달라고 하자 수민, 뉴진스, 스트레이키즈, 세븐틴 등을 언급했다.
"여자 솔로 중에서도 수민은 너무 잘합니다. 요즘의 얼터너티브 R&B에 특화된, 노래를 잘하는 데에도 매우 힙합니다. 아이돌로선 역시 뉴진스가 최고인 것 같아요. 250(이오공) 프로듀서가 너무 잘하는 데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겠지만. 스트레이키즈와 세븐틴은 퍼포먼스와 음악이 너무 좋아요. 이는 곧 A&R이 잘한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곡 수집을 잘하는 것이니까요."
"쇼팽 '녹턴'과 '에튀드',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등을 듣다가 힙합 R&B까지 다양하게 듣는 게 하루 일상입니다. 최근 모리스 무어 'Ready'를 인상 깊게 듣고 있어요. 퓨처베이스 기반의 멋진 사운드죠. '파티 넥스트 도어'도 애청하고 있습니다. 물론 예나 지금이나 제겐 마이클 잭슨이 최고이고 (영원한) 롤모델입니다."
더레이는 11월 홍가(홍유창)가 쓴 '말이 되니'를 가창한다. 그로선 오랜만의 발라드다.
인생 영화는 '인사이드 아웃'. 취미는 스킨스쿠버. "또 다른 세상이란 걸 알았어요. 육아 때문에 당분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스킨스쿠버를 잠깐 멀리하고 요즘엔 아내와 함께 집 주변을 걸어 다니는 게 취미다. 일종의 '베토벤 타임' 같은.
"올해 안에 살을 좀 더 빼는 게 개인적 바람입니다. 당분간 육아에 전념하고 내년에 둘째 계획입니다. 3명까지 생각하고 있어요. (웃음) 그리고 음악적으론 2025~26년까지 미니앨범을 발매하는 것입니다."
"회사(소속사)에서 제게 '어떻게 해드릴까요'라고 물을 때 '열에 여덟은 저를 알아보게 해주세요'라고 답합니다. 그게 느린 음악이 아닌 내 음악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9개월 된 딸이 방에 누워 있을 때 TV를 켜면 아빠가 옆에 있는데 저기에도 또 있네라는 말이 나올 수 있을 만큼 어린 딸도 쉽게 알아보는 유명 '대중가수'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corvette-z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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