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배송된 서류봉투 속 '임신테스트기'…"이혼해 줘" 조르던 남편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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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공장 직원과 바람을 피우고 이혼을 요구한 남편이 20년 뒤 빈털터리로 나타나 재산을 요구해 논란이다.

11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60대 여성 사연자 A 씨는 20년 전 사업에 성공한 남편과 함께 세 딸을 키우며 도란도란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초인종 소리가 울려 현관문을 열었다가 서류봉투 한 개를 발견했다. 이 봉투 안에는 두 줄(양성)이 뜬 임신테스트기가 들어있었다.

A 씨가 곧장 남편에게 따지자, 남편은 "모르는 일"이라고 딱 잡아뗐다. 이에 A 씨는 공장을 찾아갔고, 이때 한 젊은 여성이 계속해서 A 씨를 째려봤다고 한다. 이윽고 이 여성이 먼저 A 씨에게 다가가 "언제 이혼하실 거예요?"라고 뻔뻔한 태도로 물었다고.

알고 보니 남편은 공장 직원인 21세 여성과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 모든 게 들통난 남편은 "제발 나랑 이혼 좀 해달라"고 생떼를 부렸다. A 씨가 이혼을 거절하자, 남편은 임신한 내연녀를 집으로 데리고 오더니 "같이 살자"고 요구했다.

A 씨는 "내연녀의 부모님까지 찾아가 '제발 딸 좀 말려달라'고 빌었지만 끄떡도 안 했다"며 "남편이 '땅 2000평에 건물 한 개 줄 테니까 이혼하자'고 제안했다. 이 땅은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서 경제적인 가치는 없었지만, 남편을 더 상대하기 싫어 이혼해 줬다"고 밝혔다.

이후 남편이 준 땅의 그린벨트 제한이 풀리고, 경기도 성남시 소재 건물도 개발되면서 IT 산업의 본부가 돼 A 씨는 말 그대로 초대박 났다. A 씨는 땅을 팔아 또 다른 땅과 건물을 사들였고, 지금은 억 소리 나는 건물주로 살며 매달 1000만 원 이상의 월세 수입을 올리고 있다.

A 씨는 "재혼도 안 하고 세 딸을 키웠다. 큰딸이 결혼할 땐 기죽지 말라고 10억 원대 아파트도 장만해 줬다 그동안 남편 소식은 전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때 불청객이 찾아왔다. 아파트 출입문에서 서성이던 꾀죄죄한 노숙자 남성이 A 씨에게 아는 척을 한 것이다. 이 남성은 사업을 쫄딱 말아먹고 내연녀에게 버림받은 전남편이었다. 일용직을 전전하던 전남편은 "딸들이 보고 싶다"면서 A 씨를 찾아온 것이었다.

A 씨는 딸들에게 의견을 물었고, 첫째와 둘째는 "아빠를 다시 만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셋째가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하면서 부녀간 눈물의 상봉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전남편은 "듣던 대로 부자 됐구나. 내가 당신같이 좋은 여자를 버려서 벌 받나 보다. 나 한 번만 용서해 주면 안 되냐"면서 A 씨에게 매달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동시에 "내가 20년 전에 줬던 거 다 토해내"라며 소송장을 들이밀었다고.

A 씨는 "제가 그걸 전남편한테 왜 줘야 하냐. 근데 셋째 딸이 '아빠니까 전셋집이라도 마련해 주자'고 한다"라며 "남편에게 받은 재산으로 인생 역전이 됐지만, 남편과 이 재산을 나눠야 하냐"고 조언을 구했다.

이와 관련 박지훈 변호사는 "소송이 진행될 수 없다. 본인이 증여했거나 재산분할 한 거니까 의미 없다"며 "다만 딸들한테 걸리는 게 하나 있다. 저렇게 못나고 미운 아버지라도 부양 의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그 부분 때문에 작은 집이라도 해주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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