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고에 부친 시신 감추고 아들이 ‘대리 이혼 소송’…대법원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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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지난해 사망한 70대 아버지 시신을 14개월 동안 냉동고에 보관한 40대 아들이 자수했습니다.
A씨는 이혼소송을 이어가는 것이 상속의 개시보다 본인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해 아버지의 사망 사실을 오랜 기간 숨겼던 것으로 보입니다.
A씨의 아버지가 숨진 시점은 지난해 10월 이혼소송의 항소심 변론이 끝난 뒤로 추정되는 만큼 항소심에서 이미 소송이 끝났어야 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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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아버지 시신 냉동고에 숨긴 이유?…'수십억대 이혼소송' 때문
이달 초, 지난해 사망한 70대 아버지 시신을 14개월 동안 냉동고에 보관한 40대 아들이 자수했습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수사 중인데, 현재까지 아들 A씨가 시신은닉 외 아버지를 살해하는 등의 범행을 저지르지는 않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A씨는 왜 아버지의 시신을 숨겼을까.
비밀은 바로 A씨의 아버지와 아내 B씨 사이에 진행 중인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에 있었습니다.
A씨 아버지는 2021년 6월부터 아내이자 A씨의 의붓어머니인 B씨와 수십억 원대 재산분할 소송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민법은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 도중 당사자가 사망할 경우 다른 사람이 이를 대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A씨 아버지가 사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은 즉시 종료되고, 사망에 따른 상속이 개시됩니다.
A씨는 이혼소송을 이어가는 것이 상속의 개시보다 본인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해 아버지의 사망 사실을 오랜 기간 숨겼던 것으로 보입니다.
■당사자 출석 없이 진행된 이혼소송…대법원은 '숨진 아버지 이혼 판결 확정'
현행법상 숨진 A씨의 아버지에 대한 이혼소송은 '소송종료선언'이 이뤄졌어야 합니다.
A씨의 아버지가 숨진 시점은 지난해 10월 이혼소송의 항소심 변론이 끝난 뒤로 추정되는 만큼 항소심에서 이미 소송이 끝났어야 하는 셈입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혼소송을 정상적으로 진행해 지난해 11월 항소 기각판결을 내렸고, 대법원은 직접 심리를 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심리불속행'으로 판결을 확정 지었습니다.
법원이 A씨 아버지의 사망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A씨가 아버지의 사망신고를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휴대폰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아버지 행세를 계속했고, 소송은 양측 대리인들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대법원 관계자는 "가사소송에서 변호사가 소송대리인으로 선임된 경우에는 반드시 본인이 출석해야만 재판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법원으로서는 당사자에 대한 주민조회 권한도 없어 당사자의 생존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제7조(본인 출석주의)
① 가정법원, 조정위원회 또는 조정담당판사의 변론기일, 심리기일 또는 조정기일에 소환을 받은 당사자 및 이해관계인은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이 출석하여야 한다.
■대법원 "재심 청구 가능할 것…법 개정은 신중해야"
대법원은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하게 돼 안타깝게 느낀다고 했습니다.
B씨가 재심을 청구한다면 재심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법원이 직권으로 대법원의 판결 효력을 없앨 수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이 같은 이례적인 사건으로 당사자 출석 의무를 강화하는 법 개정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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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ab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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