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315개 산업단지에 수직농장 들어선다

스마트농업법·산업집적법·산업입지법 시행령 개정
내년부터 정책지원 대상에 수직농장 포함 방침
수직농장 기자재인 LED 부가가치세 환급 협의

농림축산식품부는 산업단지 내 수직농장이 들어설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을 완료했다고 11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17일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가운데)이 부산에 있는 대한제강 신평공장 내 수직농장을 둘러보는 모습. 농식품부

산업단지 안에 건축물 형태의 수직농장 또는 식물공장이 들어설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2일부터 전국 1315개 산단에 수직농장을 설치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을 완료했다고 11일 밝혔다. 수직농장의 산단 입주는 지난 2월 울산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제기된 농업계 요구를 반영한 조치다. 정부는 지난 3월 관계부처 합동 현장간담회를 열고 연내 규제 개선을 약속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팜인 수직농장 산업을 활성화하고자 지난 7월 ‘스마트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제정했다. 이어 산업단지 입주자격과 입주대상 업종을 관리하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가 각각 ‘산업직접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을 완료했다. 

이로써 수직농장은 농작물 생산시설로는 최초로 산단 입주자격을 얻게 됐다. 그동안 산단은 제조업·지식산업 등을 입주대상으로 하고 있어 농업에 해당하는 수직농장의 입주는 허용되지 않았다.

농식품부는 규제개선 추진 발표 이후, 수직농장을 경영하는 농민도 농업경영체로 등록할 수 있도록 기준을 10월 신설했다. 내년부터는 스마트팜 종합자금, 스마트팜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환산사업 등 정책지원 대상에 수직농장을 포함할 방침이다. 수직농장을 운영하는 우수 농업회사법인은 사업범위를 스마트농기자재 생산과 농민 교육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 개정도 추진 중이다. 경영비 절감을 위해 농기자재 부가가치세 환급 품목에 수직농장의 핵심 기자재인 발광다이오드(LED)를 포함하는 방안도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이런 제도개선과 지원에 힘입어 전북 익산에 있는 국가식품클러스터에 입주·투자를 원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식품업계는 고품질의 원료·소재 작물을 수직농장에서 연중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인접한 공장에서 가공제품을 제조해 물류·에너지 효율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종구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여러 부처가 힘을 모아 발빠르게 대응한 덕에 우리 농업이 산단이라는 인프라 속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할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향후 산단를 중심으로 수직농장과 전후방 연계산업이 확산디고 농업소득과 고용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상주 국토부 국토도시실장은 “앞으로도 수직농장 활성화 기반을 보다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인프라 시설을 체계적으로 공급하고 용지의 합리적 배치 등 토지이용계획의 효율화를 위한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수직농장 입주가 필요한 산단은 한국산업단지공단, 지방자치단체 등 산업단지 관리기관에서 입주대상 업종에 수직농장을 포함하도록 관리기본계획 등을 변경하고 본격적으로 수직농장 입주를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