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소년 된 K바이오, 상장 3년차에도 매출 목표 턱없이 미달
역성장·매출 0원 기업도…'흑자 원년' 제시 기업 중 에이프릴바이오만 성공
상장 3년차를 맞은 국내 바이오기업 대부분이 기업공개(IPO) 당시 제시한 추정 실적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목표치와 실제 실적의 괴리도 컸다. 특히 파두 사태 이후 깐깐해진 추정 손익 검토 분위기 속 아직 매출 기반이 없는 후발 바이오 상장 주자들의 부정적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상장 과정에서 올해 추정 손익을 제시했던 10개 바이오기업 중 그에 부합하는 실적을 기록 중인 곳은 1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00억원에 가까운 매출 추정치를 제시하고도 올 들어 매출이 0원에 그친 곳도 있었다.
2022년 상장 과정에서 투자설명서를 통해 올해 추정 실적을 제시한 곳은 △애드바이오텍 △바이오에프디엔씨 △노을 △보로노이 △루닛 △에이프릴바이오 △선바이오 △샤페론 △플라즈맵 △인벤티지랩 등 10개사다.
해당 기업 중 당초 제시한 전망치 충족이 유력한 곳은 에이프릴바이오 뿐이다. 이 회사는 당시 올해 추정 매출로 480억원을 제시했는 상반기 207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상반기 영업이익 156억원을 달성하며 올해를 흑자전환 원년으로 삼겠다는 목표 달성에 다가선 상태다.
현재 매출 기반이 없고, 적자 기업이 대부분인 바이오벤처의 경우 미래 기대가치를 현재에 대입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각 사 역시 산업과 시장 변동가능성을 반영되지 않았음을 투자자가 유의해야한다고 경고문구를 기재한다. 다만 투자설명서가 추정 손익을 포함한 다양한 근거로 시장을 설득하는 일종의 투자권유문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각 사가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실제 실적과 동떨어진 공격적 전망치가 향후 후발 상장사들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특히 지난해 파두 사태로 추정 손익에 대한 기준이 한층 엄격해진 탓에 비교적 실적 요건에서 자유로웠던 바이오 업종에도 부담이 가중됐다. 이는 추정 손익 근거 제시가 어려운 바이오 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을 받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라성채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前 한국거래소 유가증권본부 상무)는 "추정 손익의 경우 과거에는 추세만 보던 분위기였지만 파두 사태 이후로 한층 기준이 깐깐해진 것을 상황"이라며 "제시한 수치와 실제 수치 간 격차를 줄여나가자는 취지로 이에 따라 최근 들어선 웬만한 전망치는 뒷받침 할 근거나 증빙을 요구하는 분위기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행 제도가 바이오 업종의 특성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기업 가치 산정을 위한 실적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바이오기업은 현재 도전 중인 신약 개발이 순항할 것을 감안한 잠재가치 반영이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바이오 업종은 신약 개발 또는 기술수출 성과에 따라 실적이 급변할 수 있다.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에이프릴바이오 역시 지난해엔 매출액 0원, 영업손실 134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수천억원대 기술수출 성공과 이에 따른 계약금 수령에 상황이 급변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을 부풀린 것 처럼 보였다는 점에서 파두 사태를 바이오 업종에 많이들 빗대는데 이미 존재하는 고객사를 둔 제조기업의 실적 산출 오류와 잠재적 파트너 또는 성과에 도전하는 바이오 업종의 불확실성을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바이오 업종이 기업가치 책정을 위해 미래 가치를 끌어올 수밖에 없는 구조인 만큼, 단순 허풍으로 치부하기 보단 산업 특성에 걸맞은 별도의 기업가치 산정 방식을 도입하는 것도 업계가 바라는 바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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