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국 경제, 수출 둔화·건설 부진 여파로 2.0% 성장 그칠 것”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0%까지 둔화 예상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금융연구원은 11일 오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5년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에서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올해 2.2%에서 내년 2.0%로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

내년 한국 경제가 수출 둔화, 건설투자 부진 여파로 2.0%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한국금융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금융연구원은 11일 오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5년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에서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올해 2.2%에서 내년 2.0%로 둔화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내년 내수가 일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건설투자가 계속 부진하고 수출이 둔화할 수 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하방 위험 요인으로는 지정학적 위험과 미국 경제정책 방향 등을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 내수 회복 지연 가능성 등이 꼽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민간 소비 증가율은 올해 1.3%에서 내년 2.0%로 회복될 전망이다. 물가 상승률의 점진적인 하락, 금리 인하로 소비 여건이 개선되면서 회복세를 이어가겠지만 소비 회복 속도는 내년 상반기까지 다소 완만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건설 규모 자체가 줄어들면서 올해 2.3% 역성장에 이어 내년에도 2.7% 뒷걸음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설비투자는 생산원가 안정, 자금조달 비용 하락 영향으로 올해 1.1%에서 3.8%로 증가율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총수출 증가율은 세계 교역 불확실성 확대로 올해 7.2%에서 내년 2.3%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중간재와 소비재 수입이 증가세로 전환하면서 총수입 증가율은 올해 2.3%에서 내년 3.4%로 높아질 전망이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올해 793억 달러에서 내년 680억 달러로 감소할 것이라고 연구원은 내다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4%에서 내년 2.0%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완만한 내수 회복세와 올해 초 물가를 견인했던 농산물 가격 등 공급 요인 영향이 물가 상승률 둔화의 요인으로 분석됐다. 다만 연구원은 "지정학적 위험 지속, 트럼프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과 달러화 강세 가능성 등으로 물가상승률 전망의 상방 위험이 하방 위험보다 더 크다"고 덧붙였다.

국고채 3년물 연평균 금리는 올해 3.1%, 내년 2.8%로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됐지만 가계부채 누적 증가에 대한 우려 등으로 비교적 완만한 인하 경로가 예상돼 시장금리 하락 폭도 작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내년 주식시장과 관련해서는 반도체 업종 둔화, 기업부채 누적으로 인해 주가 상승 여력이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경기 회복 불확실성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대두될 경우 자본 유출 위험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내년 원·달러 평균 환율은 올해 전망치인 1360원보다 낮은 1340원으로 예상된다. 연구원은 "통화정책은 대외 여건을 보아가며 성장과 물가 등 실물경제를 중심으로 유연하게 운용하되,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 불균형 문제는 금융정책으로 대응하는 정책조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