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으로 갑시다”…軍출신 탈북민들, 러시아 파병 북한군 탈영 유도 선전

탈북민선전단, 러 파병 북한군 대상
‘탈출 안내’ 주한우크라대사관 전달

우크라이나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는 지난달 18일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군 보급품을 받고 있는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서 장병들은 “나오라 야” 등 북한 말을 했다. [사진=SPRAVDI X]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과 우크라이나군 사이 본격 교전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군 출신 탈북민들이 파병 북한 장병의 ‘탈영’을 촉진할 수 있는 대북 선전물을 우크라이나에 전달했다.

11일 군 출신 탈북민과 북한에서 자녀를 군대에 보낸 탈북 어머니 등으로 구성된 ‘탈북민 선전단’은 탈출 방법 안내 전단, 라디오 방송용 오디오 파일 등 러시아 파병 북한 장병 대상 선전물을 제작해 이날 오전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탈북민 선전단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군인의 귀순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달 25일 군 경력이 있는 탈북민을 주축으로 결성됐다. 단장은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가 맡았다. 겨레얼통일연대는 대북 전단을 날리는 탈북민 단체다.

선전단은 우크라이나군에 직접 선전물을 전할 계획이다. 장 단장과 단원 2명이 이날 오후(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우크라이군 관계자와 만나 자체 제작 선전물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전달한다.

선전단은 서한에 “우크라이나군이 대치한 북한군은 강요된 전쟁터에서 무얼 위해 살고 죽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젊은이들”이라며 “우크라이나군이 북한군 장병을 향해 적극적인 심리전을 펼친다면 이들의 집단 항복과 탈출을 끌어낼 수 있다”고 적었다.

한편 1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미 정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게 점령당한 자국 서남부 쿠르스크주 일대를 탈환하기 위해 북한군이 포함된 병력 5만 명을 집결시켰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은 해당 병력이 며칠 안에 진격을 시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된 북한군 1만여 명은 러시아 군복과 기관총, 저격소총, 대전차미사일 등을 지급받고 훈련을 받고 있다.

앞서 사브리나 싱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 병사들이 전투에 나설 거라고 확실히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 군인들이 참호전 훈련을 받았다는 점을 근거로 북한 장병들이 최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과 교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