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 전환 결사반대" 날계란 맞은 총장 흉상…본관 앞 놓인 과잠

유수연 기자 2024. 11. 1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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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동덕은 죽었다. 공학 전환 결사반대."

11일 오후 1시 20분쯤 찾은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곳곳에는 붉은 글씨로 '공학 전환 결사반대'라고 쓰여 있는 종이가 붙어 있었다.

케첩과 날계란으로 범벅이 된 총장 흉상 근처에 '공학반대'라고 쓴 종이를 붙인 임채원 씨(여·20)는 "학교가 학생의 의견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결정하며 독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학 전환은 안 하는 걸로 결론이 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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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공학 전환에 학내 반발 여론…총장 흉상 케첩·날계란 범벅
본관 앞엔 과잠 시위…학생들 "우리나라에 여성 대학 아직 필요해"
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서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추진에 반발하는 학생들이 항의의 의미로 벗어 놓은 학교 점퍼가 본관 앞을 가득 메우고 있다. 2024.11.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민주동덕은 죽었다. 공학 전환 결사반대."

11일 오후 1시 20분쯤 찾은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곳곳에는 붉은 글씨로 '공학 전환 결사반대'라고 쓰여 있는 종이가 붙어 있었다. 등교하는 학생들은 가방에서 학교 점퍼(과잠)을 꺼내 본관 앞에 놓았다. 한 학생이 본관 출입구에 날계란을 던지자, 학생들 사이에선 환호성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 8일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학생 사이에선 항의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가 학생의 의견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추진한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케첩과 날계란으로 범벅이 된 총장 흉상 근처에 '공학반대'라고 쓴 종이를 붙인 임채원 씨(여·20)는 "학교가 학생의 의견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결정하며 독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학 전환은 안 하는 걸로 결론이 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모 씨(여·20)는 등굣길에 가방에서 과잠을 꺼내 본관 앞 도로에 놓았다. 그는 "학교가 민주적이지 못한 방식으로 공학을 추진하니 학교 마크가 달린 과잠을 보고 부끄러워하라는 의미로 시위하고 있다"며 "여성 차별이 소멸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에 여대는 아직 필요하다"고 반대의 뜻을 밝혔다.

학생들의 항의 연설을 지켜보던 이 모 씨(여·24)는 "어떤 학과에서는 교수님들께서 이제 공학이 될 테니까 준비하라는 말씀까지 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이렇게까지 구성원들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데, 학교 측에서 우리에게 사죄하고 앞으로 민주적 절차를 진행해 줄 것을 확정해 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총학생회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본관 앞에서 필리버스터와 피케팅 시위를 진행했다. 15명 정도의 학생이 본관 앞에 일렬로 서 확성기를 들고 목청껏 '대학 본부는 여자대학 설립 이념을 명심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최현아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대학 본부에 학생들 의견을 직접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방법이라 필리버스터를 하게 됐다"며 "연대 서명은 오후 1시 12분 기준으로 2334명 모였다"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5시에 학생처장, 교무처장, 디지털혁신기획처장 등 공학 전환 사안과 관련된 처장들과의 면담을 통해 향후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다음날 있을 교무회의에선 자정까지 취합한 연대 서명과 입장문을 전달할 계획이다.

최 학생회장은 "처장들과 학교가 해당 안건을 가지고 온 이유와 비민주적 학사 행정을 진행한 부분에 관해서 얘기할 것"이라며 "오늘 만남을 통해 향후 계획을 더 자세히 쌓아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11일 오후 1시 20분쯤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본관 앞 총장 흉상에 학생들이 케첩을 뿌리고 날계란을 던졌다. 2024.11.11 ⓒ 뉴스1 유수연 기자

shush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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