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의 슈퍼맨’ 67세 랑거47번째 우승트로피 품었다

PGA 챔피언스 찰스슈왑컵
사흘 연속 ‘에이지슈트’ 기록
18년 연속 우승행진 펼쳐

11일(한국시간)열린 PGA투어 챔피언스 시즌 최종전인 찰스슈왑컵 챔피언십 최종일 4라운드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버디에 성공한 랑거가 양 팔을 번쩍 들고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필드의 슈퍼맨’ 베른하르트 랑거(독일·67세)는 마지막 18번홀에서 10m에 달하는 긴 버디퍼트가 홀에 사라진 순간 퍼터를 집어 던지며 두 팔을 번쩍 치켜들고 환호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에서 ‘18년 연속 우승 행진’을 극적으로 성공시킨 짜릿한 한방은 무려 47승이나 거둔 노장도 춤추게 했다.

1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피닉스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PGA투어 챔피언스 시즌 최종전인 찰스슈왑컵 챔피언십 최종일 4라운드. 살아있는 전설 랑거는 보기를 3개 범하긴 했지만 버디를 8개나 잡아내며 5언더파 66타를 적어냈다. 합계 18언더파 266타를 기록한 랑거는 맹추격을 펼친 스티브 알커(뉴질랜드), 리차드 그린(호주)을 1타차로 제치고 우승트로피를 품었다.

이제는 300야드 드라이버샷을 치지 못하고 아이언샷도 무뎌졌지만 고비마다 환상적인 쇼트게임으로 타수를 지켜냈다. 특히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나온 우승으로 랑거는 지난 2007년 시니어 무대에 입성한 이후 18년 연속 ‘1승 이상’을 기록한 대기록을 만들었다. 특히 올해 랑거는 어센션채리티클래식에서 양용은과의 연장전 끝에 패해 무관에 그치는 듯 했지만 기적처럼 우승을 추가했다.

특히 이날 62세 2개월 14세의 랑거는 자신이 보유한 ‘최고령 우승 기록’을 또 갈아치웠고 대회 2라운드부터는 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더 적은 타수를 적어내는 ‘에이지 슈트’를 기록했다. 자신의 23번째 에이지 슈트인데 이 대회에서만 무려 세 차례 기록했다. 첫날 69타를 친 랑거는 2라운드에서는 64타, 3라운드 때에는 67타로 나이와 똑같은 타수를 만들더니 마지막 4라운드에서는 66타를 적어냈다.

지난 1972년 프로 무대에 입성한 랑거의 주 무대는 유럽이었다. 유러피언투어에서 46승이나 거뒀다. 또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도 3승을 기록한 뒤 2007년 만 50세가 되던 해에 PGA투어 챔피언스로 무대를 옮겼다. 그야말로 무적이다. 2017년에는 한 해에만 7승을 거두기도 했다. PGA투어 챔피언스에서 18년간 355개 대회에 출전한 랑거의 ‘컷 탈락’은 단 한번 밖에 없다. 대신 우승 47번, 2위 42번, 3위 29번 등을 포함해 톱10에 230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그야말로 시니어 투어의 전설로 불릴 수밖에 없다.

지난해 최종전 챔피언 알커는 랑거에 1타가 모자라 공동 2위로 마무리 했지만 시즌 랭킹 1위로 슈왑컵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형님들도 좋은 결과를 거뒀다. 공동 23위로 대회를 마친 최경주는 올해 메이저대회인 시니어 디오픈 우승을 차지하는 등 맹활약을 하며 최종 시즌 8위로 마무리했다. 또 시니어 투어에서는 막내급에 속하는 양용은도 이 대회에서는 공동 23위로 부진했지만 올해 1승을 포함해 톱10에 7차례나 들며 올 시즌 6위에 올라 최고의 시즌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