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 투워드 부산’…세계가 부산을 향해 1분간 고개 숙였다
태국군 참전용사 첫 안장식도
6·25 전쟁 때 참전, 희생된 유엔군 용사를 추모하기 위해 부산 남구 대연동 유엔기념공원을 향해 1분간 묵념하는 ‘턴 투워드 부산’ 행사가 11일 거행됐다.
이날 행사는 오전 10시 30분 ‘유엔군 무명용사 유해 안장식’으로 시작됐다. 이 유해는 지난 2010년 경기 연천군 백령리에서 발굴됐으나 국적과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17∼25세 유럽계 남성 유엔군 전사자이다.
재한유엔기념공원관리처는 “정전 이후 발굴된 무명용사 유해가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전 11시 정각 유엔기념공원과 부산 전역에 추모 사이렌이 울려졌다. 행사에 참석한 20개국 참전용사와 그들의 가족, 유족, 국내 참전용사, 유엔군사령부 장병,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박형준 부산시장 등 800여 명이 일제히 고개를 숙이고 묵념했다. 미국, 캐나다, 튀르키예 등 6·25 참전 20여국에서도 현지 상황에 맞춰 묵념 행사를 가졌다.
또 이날 같은 시각 서울시청에서 열린 ‘UAM·AI·양자 신기술 협력 콘퍼런스’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선호 국방부차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정진팔 육군교육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이 부산유엔기념공원을 햫해 추모 묵념을 하는 등 국내 곳곳에서도 ‘턴 투워드 부산’ 행사에 동참했다.
행사에선 참전용사를 추모하는 조포 21발이 하늘을 향해 발사됐고 참전용사를 기리는 추모 공연과 블랙이글스의 공연도 펼쳐졌다.
강 보훈부 장관은 이날 추모사에서 “유엔군 전몰장병의 숭고한 희생에 대한민국 정부를 대표해 깊은 감사와 존경을 보내며 용사들을 끝까지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대한민국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턴 투워드 부산 행사는 지난 2007년 캐나다 참전용사인 ‘빈센트 커트니’씨의 제안으로 시작돼 매년 열리고 있다.
‘턴 투워드 부산’ 행사에 이어 이날 낮 12시 태국군 참전용사 ‘롯 아사나판’씨의 유해 안장식이 거행됐다. 아사나판씨는 태국인으로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첫 번째 참전용사다. 그는 1922년 8월 14일에 태어나 태국군 ‘리틀 타이거’ 부대 소속으로 1952년 11월 18일~1953년 10월 28일까지 한국에서 복무했고 지난해 6월 14일 100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고인의 딸, 쏨송씨는 “아버지를 더욱 영예롭게 기리기 위해 한국 정부에 유엔기념공원 안장을 신청했다”며 “아버지의 유해가 여러 나라의 용감한 영웅들이 모인 이곳에 안치된 것에 깊은 영광과 감사의 마음을 느낀다”고 밝혔다.
안장식에는 강 보훈부장관과 타니 쌩랏 주한태국대사 그리고 해외 참전용사와 유엔 평화봉사단 소속 학생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강 장관은 안장식에서 “대한민국의 품에서 영원히 안식하기를 빈다”면서 “용사님의 숭고한 인류애와 헌신을 기억하고,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바친다”고 밝혔다.
이날 고인이 안장으로 유엔기념공원에 잠든 유엔군 참전용사는 13국 2329명에서 14국 2330명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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