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도, 감독도 모두 불투명한 인천의 미래…예산 삭감만 확실

황민국 기자 2024. 11. 1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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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선수들이 지난 10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2부 강등이 확정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가 첫 2부리그 강등으로 불투명한 미래에 직면했다. 대표이사부터 감독까지 책임지는 모든 이들이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

전달수 인천 대표이사(62)는 지난 10일 인천이 대전 하나시티즌에 1-2로 패배해 2부 강등이 확정된 뒤 취재진과 만나 “감독과 선수를 비롯해 우리 구성원들이 이런 큰 상처를 받은 것은 누구보다 최고경영자인 나의 책임”이라며 “이 책임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팬들에게 이런 실망을 안겨 너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2019년 1월 부임해 강등권에 머물던 인천의 체질을 바꿔놨다는 평가를 바던 그의 사의 표명이었다. 전 대표는 취재진에게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구단의 팀장급 직원들과 진행한 회의에서도 같은 의사를 전달했다.

인천 관계자는 하루 뒤인 11일 기자와 통화에서 “대표님이 구단주(유정복 인천시장)와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 빠른 시일 내에 결론이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은 전 대표의 사의가 받아들여진다면 새로운 수장과 함께 내년 2부에서 재승격을 노려야 한다. 6년여간 한 방향으로 매진했던 인천에 적잖은 혼란이 불가피하다.

인천의 변수는 선수단에서도 나올 수 있다. 지난 8월 조성환 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뒤 인천 지휘봉을 잡은 최영근 감독의 거취 문제도 불투명하다. 1부 생존을 위해 ‘소방수’로 부름을 받았던 그는 부족한 지원의 한계로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

2부로 강등된 구단들은 대부분 문책성 조치로 감독을 경질하거나 2부리그 승격 경험이 있는 지도자를 찾는 경우가 많다. 인천 역시 전 대표가 물러난다면 새 감독을 선임할 가능성이 열려있다. 최 감독은 24일 대구FC와 최종전을 치른 뒤 구단의 결정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최 감독은 “구단과는 내년까지 계약이 됐다. (거취 문제는) 구단과 상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인천이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불투명한 미래에 놓여진 가운데 한 가지 확실한 사안은 있다. 2부 강등에 따른 예산 삭감이다.

인천시가 인천이 아시아 무대에 경쟁할 만한 예산을 지원했던 것은 이제 흘러간 과거가 됐다. 인천의 또 다른 관계자는 “강등과는 별개로 이미 내년 예산은 올해와 다를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이 나오지 않았던 것을 떠나 본 예산도 삭감이 불가피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구단 현실을 철저히 진단하고 분석해 혁신적 변화와 쇄신을 통해 새로운 구단으로 거듭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인천은 내년 사업계획부터 새롭게 짜고 있다. 예산 뿐만 아니라 줄어들 것이 분명한 티켓 판매와 머천다이징 상품 판매 등도 감안해 수익과 지출 구조를 맞춰야 한다. 올해 수원 삼성이 2부 강등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팬심으로 사랑받는 사례가 내년 인천에서도 나오길 바랄 따름이다.

인천 관계자는 “우리는 2부가 처음 가보는 길이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숱한 변수가 있겠지만 다시 1부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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