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5명 시즌 3승’ 공동 다승왕 수두룩한데, 왜 1승 뿐인 윤이나가 2024 KLPGA 대상을 받게 됐을까

김경호 기자 2024. 11. 1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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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나가 지나 10일 강원도 춘천 라비에벨CC에서 열린 2024 KLPGA 투어 시즌 최종전 SK테렐콤 SK쉴더스 투어 챔피언십을 마친 뒤 대상, 상금, 평균타수 3관왕에 오른 소감을 밝히고 있다. |KLPGA 제공



2024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풍성한 기록을 작성하며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사상 첫 5명 공동 다승왕(3승), 한 시즌 4명 상금 10억원 돌파 등 신기록이 나왔고 박민지의 단일대회 4연패, 이예원의 104홀 연속 노보기 등 진기록도 쏟아져 팬들을 열광케 했다.

시즌 막판 큰 관심을 끌었던 대상 경쟁은 윤이나의 승리로 끝났다. 윤이나는 올시즌 1승을 거뒀지만 14차례 톱10 진입으로 대상포인트 535점을 획득해 박현경(503점), 박지영(487점), 이예원(472점), 노승희(404점), 배소현(359점), 마다솜(352점) 등 다승자들을 제쳤다. 윤이나는 올시즌 평균타수(70.05타), 상금(12억 1141만원) 1위에 올랐고 5개 메이저 대회에서도 4차례 톱10에 드는 등 큰 대회에서 고루 성적을 거뒀다.

팬들이 한 가지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는 점은 어째서 올해 1승 뿐인 윤이나가 시즌 3승의 박현경, 박지영, 이예원, 배소현, 마다솜과 한국여자오픈 등 2승을 거둔 노승희보다 앞섰는가일 것이다. 윤이나는 지난 10일 “다승을 거둔 선수들이 많고, 배우고 싶은 선수도 많은데 대상은 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며 “그래도 제가 대상이라니 기쁘다”고 겸손하게 소감을 말했다.

KLPGA 투어의 대상은 최고선수를 뽑기보다 누가 톱10 이내 상위권 성적을 많이 올리며 안정적으로 활약했는가에 중점이 맞춰져 있다. 2015년 전인지(5승), 2017년 이정은6(4승), 2018~2020년 최혜진(2승, 5승, 2승), 2021년 박민지(6승) 등 그해 최고성적을 낸 선수가 주인공이 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2016년 고진영(3승)은 박성현(7승)을 1점차로 제치고 대상을 탔고 2022년 김수지(2승)는 박민지(6승)를 넘어 영광을 누렸다.

많은 우승으로 팬들에 강한 인상을 심은 선수가 대상경쟁에서 상대적인 이익을 누려야겠지만 현재 KLPGA투어 평가 방식은 그렇지 않다.

우선 KLPGA투어는 대회별로 총상금에 따라 8억 미만부터 15억 이상, 그리고 메이저대회까지 6개 범주로 세분화해 각각 우승자에게 50~100점을 부여한다. 각대회마다 2위는 우승의 절반에 해당하는 점수를 주지만 상금이 큰 대회, 또는 메이저대회에서 준우승하면 상금이 적은 대회 우승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총상금 10억 미만 대회 우승은 60점이고 메이저 대회 우승은 100점, 준우승은 50점이다. 올해 KLPGA 투어에 총상금 8억 미만 대회는 없지만 여전히 너무 세분화된 5개 범주에서 각각 다른 대상 포인트를 두고 경쟁하게 돼 있다.

예를 들어 박현경은 올해 3승을 거뒀지만 총상금 10억 미만 대회에서 두 번(각 60점), 12억 미만 대회에서 한 번(70점) 우승했고 톱10에도 13차례 올랐지만 상위권 성적이 적었다. 반면 윤이나는 1승(70점)에 2위 4회(30, 40, 40, 45점), 3위 3회(33점, 33점, 48점) 등 상위권 성적이 많았다. 이들의 32점차는 지난 10일 최종전에서 박현경이 10위(35점) 안에만 올랐어도 역전할 수 있는 간격이었다.

현재의 KLPGA 대상 평가방식은 상금경쟁에 반영된 차이를 대상 경쟁에도 한 번 더 적용한다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상금과 대상 순위가 비슷하게 나오는 이유다.

미국 LPGA 투어는 이를 감안해 ‘올해의 선수’ 포인트는 일반대회, 메이저대회로만 구분하고 있다. 일반대회 우승자 30점, 2위 12점, 3위 9점 등으로 우승에 상대적으로 가중치를 주고 메이저대회에서는 이를 두 배로 계산한다.

PGA 투어는 시그니처 대회(우승자 700, 2위 400점 등), 일반대회(500점, 2위 300점 등), 대안대회(300점, 2위 165점) 3개 범주로 페덱스컵 점수를 매긴다. 대신 PGA투어는 페덱스 랭킹을 시드 배정에만 사용하고 ‘올해의 선수’는 회원들의 직접 투표를 통해 뽑는다.

현재 KLPGA 투어는 대상을 올해의 선수 개념으로 시상식에서 맨 마지막에 시상하고 있다. KLPGA투어 대상이 그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대회 범주를 좁히고 우승자에게 가중치를 주는 방식으로 조정이 필요하다. 10일 최종전을 마친 뒤 KLPGA투어의 최고위 관계자는 “내년 대상 포인트 배분과 관련해 전반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며 변화를 예고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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