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민 합류→'ML출신 148억 3루수' 황재균, 설 곳 잃었다...프로 생활 19년 만에 최대 위기

김유민 2024. 11. 1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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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김유민 기자= 2024시즌을 앞두고 '강정호 스쿨'까지 다녀오며 부활을 노렸던 황재균(37·KT 위즈)이 선수 생활 최대 위기에 놓였다. '국가대표 3루수' 허경민(34)의 합류로 입지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해 프로 19년 차 시즌을 보낸 황재균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3루수'다. 2007년 현대에서 1군 무대에 데뷔한 황재균의 포지션은 유격수였지만, 동갑내기 강정호에게 자리를 내주고 3루수로 이동한 뒤 본격적으로 전성기를 맞았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 2년 연속 20홈런 이상(2015년 26개, 2016년 27개)을 기록한 황재균은 2017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을 맺고 미국 무대 진출에도 성공했다. 빅리그에서는 18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기록하는 인상적인 장면도 남겼다.

2018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88억 원의 FA 계약을 맺고 KT에 합류한 황재균은 이적 첫 해 142경기에 출장하여 타율 0.296 25홈런 88타점 14도루로 맹활약했다. 2020년에는 134경기 타율 0.312 21홈런 97타점을 기록하며 데뷔 15년 만에 첫 골든글러브 수상의 영광도 안았다.

2020년까지 꾸준히 3루수 출장하며 20홈런 이상(25-20-21)을 기록하던 황재균은 2021년 홈런이 10개로 반토막 나더니 2022년에는 홈런 개수는 그대로인 채 타율 0.262로 이적 후 가장 낮은 타율을 기록했다.

2023년 다행히 타율은 0.295까지 회복했지만 홈런 개수는 6개로 더 줄어들었다. 시즌 도중 발가락 부상까지 겹쳐 3루수 선발 출장이 107경기에 그친 황재균은 이번 시즌을 준비하며 '현대 입단 동기' 강정호를 찾았다. '강정호 스쿨'에 다녀온 이후 홈런은 두 자릿수(13개)로 회복했지만, 타율이 0.260까지 떨어지며 이적 후 최저 타율 기록을 경신했고 출루율도 0.309로 3할을 겨우 넘겼다. OPS는 KT 합류 이후 처음으로 0.7을 넘기지 못했다(0.692). 시즌 도중 가정사 문제까지 겹쳐 2024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황재균의 '진짜 위기'는 지금부터다. 지난 8일 KT는 FA 내야수 허경민(34)을 4년 총액 40억 원으로 영입했다. 허경민은 통산 1,54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3 1,483안타 636타점 765득점을 기록한 베테랑 3루수다.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2018년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경력도 있다. 올해 성적 115경기 타율 0.309 7홈런 61타점으로 생산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수비 실력은 여전히 리그에서 안정적인 축에 속한다.

허경민의 합류로 인해 황재균은 주전 3루수 자리를 내줄 위기에 몰렸다. 포지션을 이동한다고 해도 주전 자리를 장담할 수 없다. 황재균은 3루수에서 밀려날 경우 1루수나 지명타자로 출전해야 하는데, 이미 KT의 1루엔 문상철이, 지명타자엔 강백호가 자리 잡고 있다. 문상철은 2014년 KT 입단 후 1, 2군을 오가며 대타 자원으로 활약하다가 올 시즌 '국민 거포' 박병호를 밀어내고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오재일이 트레이드로 합류한 후에도 1루수로 가장 많은 경기(88경기)와 수비 이닝(638⅔이닝)을 소화한 문상철은 125경기 타율 0.256 17홈런 58타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강백호가 포수 마스크를 쓰는 날이 많아진다 해도 황재균의 지명타자 출장을 보장할 수 없다. 올해 131경기에서 타율 0.268 19홈런 81타점으로 비교적 높은 타격 생산력을 보인 주전 포수 장성우가 체력 안배를 위해 지명타자로 나설 수 있다. 또한 오재일, 문상철 등 1루수 자원도 번갈아 가며 지명타자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황재균이 1루수나 지명타자로 출전하여 좋은 모습을 보인다 해도 '3루 수비'라는 자신의 장점 하나를 잃게 되는 셈이다.

2021시즌 종료 후 4년 60억 원의 두 번째 FA 계약을 맺고 KT에 잔류한 황재균은 내년이 계약 마지막 시즌이다. 다가올 시즌 결과에 따라 은퇴 혹은 현역 연장의 기로에 놓일 수도 있다. 황재균이 비시즌 동안 새로운 변화를 통해 선수 생활 최대 위기를 딛고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OSEN,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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