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끊은 日이시바, 다시 연습?…트럼프와 공통점으로 '종교'까지 거론
日 인구의 0.4%에 불과한 개신교 신앙이 두 사람 연결고리 될 수도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일본에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과거 아베 신조 전 총리와 트럼프 당선인이 맺었던 밀월 관계를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시바 총리와 트럼프 당선인이 우의를 쌓기 위한 방법으로 골프가 먼저 거론된다. 아베 전 총리는 골프광인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기 전 가격이 7000달러(약 977만 원)에 달하는 금장 혼마 골프채를 선물해 환심을 샀다. 취임 이후에는 트럼프 당선인과 함께 일본과 미국에서 5차례 골프 회동을 가지면서 서로를 '도널드', '신조'라고 편하게 부를 정도로 두터운 친분을 다졌다.
닛폰 테레비에 따르면, 동맹국 정상들과 마찰을 자주 빚었던 트럼프 당선인은 아베 전 총리에 대해서는 "신조는 특별하다"고 치켜세웠다. 2018년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일본산 자동차에 부과되는 관세 인상을 검토했으나 아베 전 총리가 직접 트럼프 당선인과 담판을 짓고 관세 인상은 없던 일이 되었다. 이때 트럼프 당선인은 "신조는 신뢰할 수 있으니 하지 않는다. 다른 나라였으면 했겠지만"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시바 총리는 게이오기주쿠 고등학교에 다닐 때 골프부에서 활동했다. 이시바 총리와 같은 골프부 동기였던 다나카 히로시는 "(부활동은) 거의 매일 함께했다"며 "합숙(연습)도 봄, 여름에 2회 했다"고 회상했다.
이시바 총리는 초선 의원 시절까지 골프를 열심히 쳤다. 그러나 이시바 총리는 당시 "초선 의원이 무슨 골프냐"라는 핀잔을 들은 이후로는 지인들하고만 골프를 즐기고 그 외에는 거의 치지 않았다.
아베 전 총리와 트럼프 당선인의 골프 외교에 대한 질문에 이시바 총리는 2018년 당시 "각료(방위상)로 일할 때 외국 대신(장관)을 초대하면 어떻게 그분을 기쁘게 할지 최대한 주의를 기울였다. 그분이 좋아하는 술은 뭔지, 꽃은 뭔지"라고 즉답을 피했다.
일본 정부는 이시바 총리와 트럼프 당선인의 첫 전화 통화에는 아베 전 총리와 트럼프 당선인 재임 당시 통역을 담당한 외교관인 디카오 스나오를 배석시켰다. 다카오는 중국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8월 트럼프 당선 대비 차원에서 미국 담당 부서로 이동했다.
다카오는 2016년 아베 전 총리가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트럼프와 처음 만날 때부터 통역을 맡아 왔다. 아베 전 총리와 트럼프 당선인이 골프 카트를 타고 이동할 때도 동승했으며 트럼프 당선인은 다카오에게 '리틀 총리'라고 부르기도 했다.
다카오는 총리의 말을 단순히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닌, 트럼프 당선인의 스타일에 맞춰 통역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019년 트럼프 당선인과 만난 아베 총리가 "(레이와 시대) 첫 국빈이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된다. 지금부터 기대된다"라고 말한 것을 다카오는 "이런 역사적인 상황, 새 천황 폐하 아래 트럼프 대통령과 영부인이 첫 손님이 된다. 따라서 두 분에게 일본을 안내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통역했다.
아베 총리 주변에서는 "아베 총리가 잘한 것은 다카오의 공이 크다"며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에 들어 하는 방식으로 말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이시바 총리와 트럼프 당선인의 '종교'가 두 사람을 잇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시바 총리는 외증조부 때부터 신앙을 지켜온 일본에서 드문 개신교 총리다. 일본 전체 인구에서 개신교 신자는 0.4%에 불과하다. 트럼프 당선인도 무교파 개신교도다.
국제정치학자 출신의 마스조에 요이치 전 도쿄도지사는 '이시바는 골프를 못하니 문제'라는 논조에 대해 "완전히 잘못된 것은 종교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반론했다. 그는 두 정상이 만날 때 "같은 성서를 들고 '나도 장로파로 같은 신을 믿고 있다'고 말하면 그걸로 끝"이라며 "골프 친구도 중요하지만, 미국은 프로테스탄트(개신교) 국가로 일본과 종교의 무게가 다르다"고 말했다.
마스조에 전 지사는 이어 "신앙이 같으면 똑같은 얘기를 해도 받아들여지는 방식이 다르다"며 "종교라는 마음이 서로 통하면 골프 얘기할 상황도 안된다. 이를 언론에 확실히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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