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위례 스벅은 아메가 500원 더 싸네”…스벅 픽업 1호점 알고 보니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cap@mk.co.kr) 2024. 11. 1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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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브랜드 유명세에 각종 홍역
‘스타밥스’, ‘스타빙스’ 상표권 갈등도
가짜 스타벅스 매장 오픈 알린 곳도 등장
하남 위례신도시 한 상가에 붙은 스타벅스 오픈을 알리는 현수막.[사진 제공 = 네이버 블로그 캡처]
‘스타벅스’ 브랜드의 영향력이 워낙 크다 보니 상표권 무단 사용으로 인한 해프닝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최근 가짜 스타벅스 텀블러를 13만개, 62억원어치를 만들어 유통한 일당이 덜미를 잡히는가 하면 이달에는 스타벅스 상표를 버젓이 달고 영업한 곳이 영업을 중단하는 일도 벌어졌다.

11일 유통가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경기 하남 위례신도시의 한 대형 상가 1층에는 픽업 1호 매장 오픈을 알리는 스타벅스 현수막이 걸렸다. 이곳 근방에 스타벅스 매장이 없었던 터에 인근 상권에선 유동 인구 증가 효과 등 한껏 기대를 모았다. 이곳은 현수막을 통해 오픈날은 당초 9월 27일로 홍보했지만 실제는 10월 3일 영업을 개시했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스타벅스로 알고 방문했지만 다른 스타벅스 매장과 커피 메뉴와 가격이 다소 달랐다고 한다.

사람들은 다소 어리둥절했지만 메뉴판에도 스타벅스 로고가, 계산대에도 큼지막한 스타벅스 로고가 모두 보였기 때문에 특화 매장으로 알고 찾은 이들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커피 가격도 차이가 났다. 스타벅스 카페 아메리카노 톨(355㎖) 사이즈 가격은 원래 4500원인데, 이곳에는 아메리카노 가격이 500원 더 저렴했다.

또한, 카카오톡으로 선물받은 스타벅스 기프티콘이나 충전용 스타벅스 카드는 이곳에서 사용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인근 주민 A씨는 “선물로 받은 스타벅스 카드에 잔액이 남아 있어 사용하려 방문했다가 여기서는 결제가 불가하다는 말에 발길을 돌렸다”고 말했다.

메뉴판 하단에 스타벅스 로고가 보인다.[사진 제공 = 네이버 블로그]
취재 결과, 이곳은 스타벅스 코리아가 운영하는 매장이 아니었다. 이 매장은 오픈 한 달여 만에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무슨 이유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같은 상가 건물에서 학원을 운영 중인 B씨는 “오픈 한지 얼마 되지 않아 1층 스타벅스가 영업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B씨는 이 매장을 ‘스타벅스’로 지칭했다.

‘위 프라우들리 서브 스타벅스®(We Proudly Serve Starbucks®)’ 커피 프로그램인 WPS를 운영하고 있는 네슬레 코리아 측도 이곳이 관계된 곳은 아니라고 확인했다.

영업을 중단한 위례 스타벅스 매장의 계단대 모습.[사진 제공 = 네이버 블로그 캡처]
네슬레 코리아는 국내 스타벅스 매장 외에 식료품 채널에서 스타벅스 커피를 유통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WPS 커피 프로그램도 그 일환으로 비용을 지불하면 스타벅스 음료, 장비, 재료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해당 매장이 사용한 스타벅스 로고에는 ‘We Proudly Serve’가 쓰여 있어 지난해 12월부터 WPS를 운영하는 네슬레 코리아가 관계된 곳이 아니겠냐는 관측도 나왔다. 실제 해당 업체가 스타벅스 오픈을 알리는 현수막에 ‘WPS STARBUCKS Pick Up 1호점’ 타이틀을 내걸어서다.

네슬레 코리아의 WPS 신청을 대행하는 오진양행 역시 해당 매장은 자신들과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진양행을 통해 WPS가 서비스되고 있는 곳은 수원대, 코트야드 메리어트 수원,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기업 간 거래(B2B) 형태로 위례의 매장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위례신도시에서 해당 매장을 운영한 곳이 비공식적인 다른 경로로 WPS를 진행하려다 문제가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사업자가 스타벅스 상표를 고의로 도용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한 달여 만에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볼 때 특정 문제가 발생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해태가 사용하려던 ‘스타빙스’ 상표(왼쪽).[사진 제공 = 해태. 스타벅스]
스타벅스는 그 유명세만큼 상표권 문제 때문에 홍역을 겪어왔다. 지난해 9월에는 글로벌 본사인 스타벅스 코퍼레이션이 국내 레스토랑 ‘스타밥스’를 상대로 한 상표등록 무효 소송에서 승소했다.

이어 그해 10월에는 해태아이스크림이 특허 출원을 추진한 ‘스타빙스’가 스타벅스 표절 논란에 휩싸이자 해태 측이 해당 상표를 쓰지 않기로 한 사례도 있다.

당시 스타빙스 이름과 함께 해태가 제시한 로고는 짙은 녹색에 원형 디자인, 위엔 브랜드를 아래엔 제품 유형을 영문으로 배치해 스타벅스 상표를 연상케 만든다는 지적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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