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효용 증명해야 살아남는 시기, 비용경쟁력 관건"
산업 현장 설비가 직접 데이터를 모아 분석해 불량 원인 분석에 소요되는 시간을 90% 단축한다. 에어콘이 실시간으로 사용자 위치를 파악해 풍량과 방향을 조절하고 세탁기가 세탁물의 무게와 재질을 분석해 최적 방식의 세탁·건조를 가능케 한다. 스마트폰에서 사진과 문서 등을 편집하고 생성하는 작업도 가능해졌다. 온디바이스 AI(기기장착형 인공지능) 기술이 각종 디바이스(단말기)와 접목돼 이미 현재 구현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온디바이스 AI 등의 적용 사례를 더 많이 창출하기 위해서는 전문 산업 영역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현업 요구 수준에 대응하기 위해 빠르게 기술을 검증하는 만큼 비용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11일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ICT(정보통신기술) 기기산업 페스티벌'의 기조 강연자로 나와 LG AI연구원이 AI 기술을 주요 디바이스(단말기)와 산업 현장에 적용한 경험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LLM(거대언어모델) 시대로 들어오며 사람들이 GPU(그래픽처리장치) 기반 등 컴퓨팅 인프라에 대한 감각이 무뎌진 듯하다"며 "생성형 AI에서 중요한 것은 성능만이 아니다. 비싸면 고객들이 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배 원장은 현재 AI가 '환멸의 골짜기' 단계에 진입했다고 지적했다. '환멸의 골짜기'란 신기술이 등장한 후 성숙 단계에 접어들기까지의 과정이 오르내리는 흐름 중 한 단계를 일컫는다. 과장광고(Hype)로 기대감이 부풀어오르는 단계를 지나다가 막상 수익성 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확 꺼지는데 이 시기를 '환멸의 골짜기' 시기라고 일컫는다. 이 과정을 거쳐 신기술의 효용이 입증되면 다시 해당 기술이 전 부문에 확산되는 안정화 시기로 이어진다.
배 원장의 지적은 한국의 AI 모델 및 AI 서비스들이 이제는 수익성과 효용성을 증명해야 할 때라는 지적과 같다. 그는 "미국이 최근 AI 국가안보 각서를 내놨는데 이는 미국이 AI를 핵무기나 우주기술과 같은 전략무기이자 전략자산으로 지정했다는 뜻"이라며 "미국은 자국 이익과 목적에 철저히 맞춰 AI를 개발·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미국의 동맹국들도 미국의 AI기술을 활용할 수 있겠지만 자율성을 가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미국중심화된 AI에 의존성이 커지다보면 기술 자립·독립을 이뤄낼 기회는 그만큼 더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다. 이어 "AI모델에 대한 자체 연구개발도 중요하지만 AI로 실제 산업 적용 사례를 많이 창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배 원장은 "올 8,9월만 해도 'AI 거품론'이 제기되며 빅테크(대형 IT기업) 주가도 많이 빠졌지만 10월 들어 7대 빅테크 기업의 시가총액이 16조달러에 달하는 등 우상향 추세를 회복했다"며 "AI에 대한 투자는 멈추지 않고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올해(2024년) CES(미국 가전전시회)에서도 다양한 온디바이스 AI 관련 서비스들이 많이 소개가 됐고 내년 초 CES에서도 온디바이스 AI를 활용한 비즈니스와 서비스들이 많이 소개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제조 현장에서 온디바이스 AI는 타사의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될 때 발생할 수 있는 보안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데다 보다 빠르게 현장 이슈에 대응할 수 있다는 등 장점이 있다. 가전 제품에서도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등 다앙한 방식으로 온디바이스 AI가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컴퓨팅산업협회, 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 3D융합산업협회,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등이 주관한 이날 행사는 ICT 기기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고 그간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배 원장의 기조발표에 이어 컴퓨팅, 네트워크, 3D 프린팅 분야의 제품 전시와 컨퍼런스 및 분야별 유공자 표창 등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외에 스마트 컴퓨팅, 네트워크, 3D 프린팅 등 3개 분야와 관련한 컨퍼런스가 열렸다. 25개 기업이 전시회를 통해 관련 업계와 소통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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