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시장에 이런 낭만이 있다..."부산에 있어야죠" 약속 지킨 김원중, 역대 4번째 '원클럽맨 200세이브' 바라본다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롯데 자이언츠를 향한 김원중(31)의 애정은 '찐'이었다. 부산에 남겠다는 약속을 지킨 롯데 수호신은 이제 KBO리그 역사상 3명뿐이었던 '원클럽맨 200세이브' 기록을 바라본다.
롯데는 지난 10일 "김원중과 총액 54억 원(4년 보장 44억 원, 인센티브 10억 원)의 FA 계약을 완료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박준혁 롯데 단장은 “김원중을 팀에 꼭 필요한 핵심 선수로 인식하고 시즌 초부터 선수와 소통을 이어왔다”라며 “롯데 구단에 대한 로열티가 높은 투수진의 리더로서 선수단과 소통하며 팀 전체적인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라고 FA 계약 배경을 밝혔다.
광주동성고를 졸업하고 2012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김원중은 2015년 1군에 데뷔해 올해까지 10시즌 동안 381경기(675이닝) 39승 49패 132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5.08의 성적을 기록했다.
2019년까지 선발투수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던 김원중은 2020년부터 마무리를 맡으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58경기 5승 4패 25세이브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하며 준수한 마무리 투수로 두각을 드러냈다. 이후 5년 연속(2020~2024) 두 자릿수 세이브와 통산 132 세이브를 기록하며 꾸준함을 검증 받았다. 롯데 투수로는 역대 최초 100세이브를 달성했으며, 구단의 세이브 기록을 매 시즌 새롭게 경신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로 발돋움했다.
생애 첫 FA 자격을 갖춘 김원중에 이번 스토브리그 불펜 최대어 중 한 명이었다. 아직 30대 초반의 비교적 젊은 나이, 마무리 전환 이후 보여준 꾸준한 활약으로 불펜 보강을 원하는 구단들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김원중의 시선은 오직 롯데만을 향하고 있었다. FA 계약을 마친 김원중은 “시즌 초부터 구단과 교감하며, 롯데 외에 선수 생활을 이어 간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라며 “성적과 미래 가치를 인정해 주신 구단을 위해 초심으로 돌아가 책임감을 가지고 팀의 성장에 기여하는 선수가 되겠다. 변함없이 응원을 보내준 팬 분들께도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시즌 중에도 김원중은 꾸준히 팀을 향한 충성심을 드러냈다. 지난 7월 롯데 구단 공식 유튜브 '자이언츠TV(Giants TV)'에 공개된 영상에서 올스타전 전야제 행사를 즐기던 김원중은 두산 베어스 이영하가 다가와 "원중이 형, 내년에 보는 거예요?"라고 장난 섞인 질문을 받았다. 김원중은 "갈까요? 가요 어째요"라고 자이언츠TV 담당자에게 농담하더니 "어딜 갑니까. 전 부산에 있어야죠"라고 롯데에 남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FA 계약 직후 공개된 인터뷰 영상에서도 김원중은 "한 팀에서 커리어를 이어 나갈 수 있어서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라며 "롯데 마무리는 아무나 못 한다. 대한민국 최고 인기 팀에서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그런 자부심(이 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만들어 왔던 것을 놓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앞에 (붙은 수식어)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이 바뀌면 이전까지 했던 가치가 사라지게 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번 FA 계약으로 김원중은 적어도 4년은 롯데의 뒷문을 든든히 지킬 '원클럽맨 마무리'로 활약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KBO리그 역사상 단 3명뿐이었던 기록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했다.
롯데 구단 역사상 최초로 100세이브를 돌파한 김원중은 200세이브까지 68세이브를 남겨두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꾸준히 세이브를 쌓아온 페이스를 고려했을 때 3~4년이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BO리그 역사상 200세이브 고지를 밟은 투수는 오승환(427세이브), 손승락(271세이브), 임창용(258세이브), 김용수(227세이브), 구대성(214세이브) 등 5명이다. 그중 원클럽맨으로 200세이브 기록을 세운 투수는 '끝판왕' 오승환(삼성), '노송' 김용수(MBC 청룡-LG 트윈스), '대성불패' 구대성(빙그레-한화 이글스)까지 3명뿐이다. 김원중이 롯데 원클럽맨으로 200세이브를 달성하면 역대 4번째로 레전드 마무리 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FA 계약을 맺은 뒤 김원중은 가치를 인정해 준 롯데 구단과 응원을 보내준 팬 분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처음 입단할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 의지를 다지는 의미로 트레이드 마크 장발을 포기하고 머리카락을 잘랐다. 부산에 남겠다는 약속을 지킨 '롯데 마무리' 김원중은 이번 FA 계약으로 구단 역사상 최초이자 KBO리그 역대 4번째 원클럽맨 200세이브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사진=OSEN, 뉴스1, 뉴시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유튜브 '자이언츠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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