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핀 양귀비꽃으로 되새기는 캐나다 '추모의 날'[통신One]
캐나다 전역에서 추모 행사 열려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11월이 되면 캐나다는 추운 겨울이 시작되지만, 그 차가운 바람을 뚫고 피어난 듯한 빨간 꽃으로 전역이 물든다. 바로 캐나다인들의 왼쪽 가슴에 달린 빨간 꽃 모양의 배지이다.
처음 캐나다에 왔을 때, 그 모습을 보고 나는 정말 신기하게 느꼈다. 사람들의 왼쪽 가슴마다 우리나라 제주 4.3 항쟁을 상징하는 동백꽃과 너무 비슷한 빨간 배지를 달고 있는 것이었다. 그 꽃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궁금했다. 마트에 가면 군복을 입은 할아버지들이 빨간 배지를 달아주는 코너를 만들어 놓고, 대부분의 사람은 기부금을 내고 그 배지를 구입해 가슴에 달았다.
동백꽃과 똑같다고 생각했던 그 꽃은 바로 양귀비꽃(Poppy)였고, 나는 그것이 단순한 장식물이 아니라 리멤버런스 데이(Remembrance Day)를 기념하는 중요한 상징임을 알게 되었다. 양귀비꽃은 "쓰러진 병사"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전쟁에서 희생된 군인들을 추모하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이 꽃은 제1차 세계대전 후 유럽의 전장에서 피어난 것으로 유명하며, 전쟁이 끝난 후 전쟁터에서 자생적으로 자주 피어난 꽃이다. 양귀비꽃은 전쟁의 참혹함을 상징하며, 전쟁에서 희생된 군인들의 기억을 되살리고, 그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사용된다. 이 꽃을 달고 다니는 것은 전사자들에 대한 경의를 표하고, 그들의 희생을 절대 잊지 않겠다는 결심을 나타내는 것이다.
양귀비꽃 장식은 10월 마지막 주 금요일부터 11월 11일까지 왼쪽 가슴에만 달아야 하며, 가방이나 모자 등 다른 곳에 달아서는 안 된다. 또한 외투나 스카프, 기타 의류 및 장신구로 인해 양귀비꽃 장식이 가려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사용한 배지는 참전 용사들의 무덤이나 기념비 위에 올려놓거나, 적절히 폐기해야 한다. 이러한 규칙은 전쟁의 희생을 기리고 그들의 고귀한 기억을 존중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리멤버런스 데이는 캐나다에서 11월 11일에 기념되는 날로, 제1차 세계대전과 그 이후의 전쟁에서 전사한 군인들을 기리기 위한 날이다. 이날은 1918년 11월 11일, 제1차 세계대전에서 휴전이 이루어진 시간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리멤버런스 데이의 슬로건은 "Lest we forget(우리가 잊지 않도록)"으로 장병들의 희생과 헌신을 잊지 말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리멤버런스 데이에는 많은 사람이 전쟁 기념비나 전사자들이 묻힌 공원에서 기념식에 참여하고, 1분 묵념을 통해 그들의 희생을 추모한다. 캐나다 전역에서 기념식이 열리고, 군인들의 유족들과 시민들이 함께 모여 이날을 기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캐나다에서 리멤버런스 데이는 단순한 공휴일이 아니다. 이날은 전쟁의 아픔과 그로 인한 희생을 잊지 않겠다는 결심을 다지는 날이다. 2분 묵념은 11시 11분에 정확히 진행되며, 전 세계에서 동시에 그들의 희생을 기리고자 한다. 이 의식은 그들이 겪은 고통을 되새기고, 전쟁의 참혹함을 다시는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리멤버런스 데이를 통해 캐나다인들은 자신들의 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경을 바탕으로, 그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억하고 있다. 이날이 다가올 때쯤 되면 학교에서도 하루 동안 리멤버런스 데이에 관해 수업하고 아이들은 학교에서 만든 양귀비꽃 배지를 달고 집으로 온다.
아이들에게 이러한 역사 교육을 하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다. 그들은 단순히 날짜나 사건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의 아픔을 체험하고, 그것을 미래 세대에게 어떻게 전달할지를 고민하는 자세를 갖고 있다. 이런 교육과 기념을 통해, 캐나다 사회는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에게도 전쟁의 참상을 잊지 않게끔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역사 교육은 매우 중요한 가르침을 준다. 학교에서 학생들은 리멤버런스 데이를 기념하는 행사를 통해 전쟁의 참혹함과 평화의 소중함을 배우고, 군인들의 희생을 기억하며 성장한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전쟁의 교훈을 마음에 새기고, 평화의 가치를 존중하는 성숙한 시민으로 자라나게 된다.
역사 교육을 통해 전쟁의 아픔과 희생을 배운 어린이들은 마트에서 기부금을 내는 것도 망설이지 않고, 11월 내내 양귀비 배지를 달고 다니는 것 역시 그 의미를 깊이 새기며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캐나다에서 리멤버런스 데이를 기념하는 모습은 그들이 과거의 역사와 희생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 나라 사람들은 전쟁에서 희생된 군인들의 이야기를 단순한 과거의 일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그들의 삶과 가치를 되새기며 현재와 미래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부분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그 가슴 속에 피어나는 양귀비꽃처럼, 이 기억은 시간 속에서 한 송이 꽃이 되어 다시 피어나, 캐나다인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는다. 그 꽃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사람들은 그들의 희생을 잊지 않으며, 다시는 그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마음을 새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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