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둔촌주공 잔금대출 한도 총 7천500억원…"영향 제한적"
농협·기업은행도 검토 중…조건부 전세대출 제한은 유지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한지훈 민선희 기자 = 주요 시중은행들이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잔금 대출에 나선다.
1만2천여 세대로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불릴 만큼 워낙 대단지 아파트여서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에 미칠 파급에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다만, 은행들의 대출 한도가 애초 전망보다 크지 않은 데다 일부 은행은 내년부터 잔금 대출을 하기로 한 만큼 당장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은행별 취급 규모 500억∼3천억원…향후 증액 가능성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이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 예정자 잔금 대출로 설정한 한도 금액은 총 7천500억원 수준이다.
하나은행은 입주 예정일인 오는 27일부터 잔금 대출을 할 예정이다.
취급 한도는 3천억원이며, 고정금리(혼합형)는 최저 연 4.641%, 변동금리는 최저 연 5.092%로 각각 설정했다.
우리은행도 같은 날부터 잔금 대출을 개시한다.
우선 한도는 500억원으로, 내년 증액할 계획이다. 금리는 4%대 후반에서 5% 초반대로 검토 중이다.
경쟁사들과 달리 중도금 대출을 하지 않았던 신한은행의 경우 내년부터 잔금 대출에 나선다. 대출 한도는 1천억원, 금리는 연 4.8% 수준으로 책정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6일부터 잔금 대출을 취급해왔다. 취급 한도는 약 3천억원이며, 대출 금리는 이번 주 기준 연 4.78%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무주택 조합원에게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 범위에서 대출자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70%를 적용한 액수를 최대 대출 한도로 설정했다.
1주택 이상 조합원에게는 LTV 60%, DSR 70%를, 수분양자에게는 LTV 70%, DSR 40%를 각각 적용한다.
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도 잔금 대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은행들 "가계대출 급증 우려 크지 않다"
은행들은 잔금 대출 한도가 부족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향후 입주 시기가 분산될 것을 고려하면 수요를 맞추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설정한 대출 한도만으로는 전체 세대 수에 비해 부족한 것이 맞다"며 "하지만 입주 시기가 분산돼 있고 다른 은행들이 추가 공급을 결정할 경우 수요를 일정 부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별 2025년도 가계대출 관리 계획 확정 시 추가 공급 여지도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입주 시작과 동시에 기존 이주비 대출과 중도금 대출이 상환된다"며 "잔금 대출로 가계대출이 급증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역시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장은 "이달 말부터 내년 3월까지 입주 기간이 분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가계대출의 전반적인 흐름을 바꿀 정도로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건부 전세대출 제한은 유지…총량 관리 차원
잔금 대출과 별도로 주요 은행들의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 취급 제한 방침은 계속되고 있다.
먼저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안의 하나로 올림픽파크포레온을 포함한 모든 주택에 대해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 취급을 일괄 제한하고 있다.
이들 은행은 일반 분양자가 전세 임차인을 구하고, 임차인이 전세대출을 받는 당일 그 보증금으로 분양대금을 완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아직 미등기 아파트로, 전세자금 대출 이후 소유권이 이전되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임차인의 전세대출이 분양대금으로 사용되므로 대출 취급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올해 안에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 관련 전세자금 대출은 어렵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직장 이전, 자녀 교육, 질병 치료, 부모 봉양, 학교폭력, 이혼, 분양권 취득 등 실수요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을 내주고 있다.
하나은행에서는 아직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이 가능하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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