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화천 토막살인 피의자 ‘피해자 행세’ 논란에 “대응 아쉬워”

여성 군무원 살해 다음날 경찰에 전화해 피해자 행세
통화 응대 경찰관, 발신자 성별 ‘남성’이라 표기
경찰청장 “이미 피해자 사망한 시점…시스템 보완”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조지호 경찰청장이 10월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열린 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른바 '화천 토막살인' 사건의 피의자인 30대 육군 장교가 피해 여성인 척 경찰에 전화해 가족의 미귀가 신고를 취소하려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지호 경찰청장은 시스템 보완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조 청장은 11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진행된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피의자가 피해자인 척 경찰에 연락했는데 남성이란 걸 경찰이 알고도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취재진 질문을 받고 "해당 시점은 (이미) 피해자가 사망한 시점으로 보인다"면서 "경찰의 대응이 일부 아쉬운 게 있지만, 피해자 사망과 연결시키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이어 "이 사안에 대한 대응도 중요하지만, 유사 사안이 생겼을 때 경찰 대응이 미흡한 것을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완하는 측면에서 들여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경찰은 피의 남성인 육군 장교 A(38)씨의 계획 범죄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날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조만간 계획범죄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면서 "(피해자) 사후에 범행 은폐 시도가 있었기에 계획 범죄 여부를 적극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범죄분석관(프로파일러) 면담 진행 중"이라면서 "심리 검사와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어떤 것을 서치(조사)했는지 확인 중"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화천 토막살인' 사건 피의자인 A씨는 지난 10월25일 경기 과천의 한 군부대 주차장에서 차량에 함께 탔던 30대 여성 군무원 B씨를 목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강원 화천 북한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다음날인 10월26일엔 경찰에 전화를 걸어 피해자 행세를 하며 앞선 피해자 가족들의 미귀가 신고를 취소하려 시도하는 대범함도 보였다. 당시 A씨를 응대한 경찰 112상황접수반은 A씨의 목소리를 듣고 발신자 성별을 '남성'으로 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