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소리, 김태리와 차력쇼 해놓고 “서로 부족했다고…여배우 주축 드라마 반가웠죠”[EN:인터뷰②]

황혜진 2024. 11. 1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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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씨제스 스튜디오 제공
사진=씨제스 스튜디오 제공
사진=씨제스 스튜디오 제공
사진=씨제스 스튜디오 제공

[뉴스엔 황혜진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문소리가 배우 김태리와 모녀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문소리는 11월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씨제스 스튜디오 사옥에서 뉴스엔과 만나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 촬영 비화를 공개했다.

문소리는 매주 주말 화제 속 방영되고 있는 '정년이'에서 찬란했던 과거를 외면한 채 정년이의 엄마로 살아가고 있는 사라진 천재 소리꾼 채공선이자 서용례로 분했다.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까슬한 얼굴, 맛깔스러운 사투리에 인물의 감정을 완전히 빨아들인 문소리는 캐릭터 그 자체를 선명하게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열띤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극 중 문소리의 존재감은 특별 출연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막대했다. 문소리는 "예전에 '아가씨' 때도 일본어 한 신 위해 4개월 넘게 히라카나, 가타가나부터 공부를 했다. 박찬욱 감독님이 배워 놓으면 좋지 않냐고, 누군 돈 주고 배우지 않냐고 이야기했다. 저도 공짜로 배우는 게 웬 떡이냐며 배웠다. '왜 이 한 신 때문에 이러고 있지? 이런 생각보다 그 과정이 너무 즐거웠다"고 말했다.

'정년이' 출연 결정 과정에는 첫 판소리 선생님과의 인연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문소리는 "어렸을 때 저한테 1년 반 넘게 판소리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이 계셨다. '수궁가'를 절반 넘게 가르쳐 주신 선생님이 지금은 돌아가셨는데 그래서 이 작품을 거절할 수 없었다. 널 그렇게 가르쳤는데 안 하면 되겠냐고 하늘에서 혼내실 것 같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 선생님 돈도 안 받으시고 절 왜 그렇게 예뻐해 주시면서 가르쳐 주셨는지. 제가 평생 소리를 할 사람이 아닌 걸 아는데도 그냥 좋아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다고 가르쳐 주셨다. 그래서 거기에 대한 보답도 하고 싶었다. 오랜만에 판소리도 듣고 배우는 과정이 너무 재밌었다"고 덧붙였다.

딸 역할의 배우 김태리, 오경화와의 합은 더할 나위 없었다. 문소리는 "김태리 씨와는 예전부터 여러 작품을 해서 개인적 친분이 있었고 작품에 합류하는 과정을 쭉 지켜봤기 때문에 케미스트리를 특별히 더 만드려고 하지 않아도 (좋았다)"고 말했다.

숱한 시청자들이 "연기 차력쇼"라는 극찬을 쏟아냈음에도 정작 문소리, 김태리 등 배우들은 자신들의 소리와 감정 연기에서 부족한 지점을 찾기 바빴다고. 문소리는 "(김)태리는 소리도 창도 춤도 더 해야 했다고, 아쉬운 게 스스로 보인다고 하더라. 한 10년 하면 그 목소리 나올까 싶다. 태리가 3년 (소리를) 했다고 하는데 3년으로 그 정도 하기 정말 어렵다. 그게 하면 할수록 자기가 뭐가 모자란지 눈과 귀가 생기니까 더 알게 된다. 몇 달 한 사람들은 몇 달 한 거 치고 잘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것처럼 더 아쉬워하더라"며 "저도 오히려 저 부족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다 같이 한 결과인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오경화 배우는 이번에 처음 만났다. 목포 사투리 어학연수를 3박4일 다녀와서 만났다. 태리랑 경화랑 사투리 선생님이 먼저 내려가 있고 제가 다음 날 합류를 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까 어떤 배우가 잠옷 바람으로 '언니 오셨어요'라며 인사를 하더라. 정말 순수하고 훌륭한 영혼을 가진 배우"라고 호평했다.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보니 실제로 떡목이 된 적은 없었을까. 문소리는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르겠는데 제가 피곤하면 목이 잘 간다. 업 다운이 되게 심한 게 단점인데 이 작품을 하면서 오히려 다행이다 싶더라. 오히려 태리가 고생했다. 걔는 목이 잘 안 간다. 가게 하려고 연습실을 잡아놓고 6시간씩 불러도 목이 잘 안 간다더라"며 "제가 이걸 찍을 때 '폭싹 속았수다' 노년 연기를 같이 해서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매란국극단 단장 강소복 역의 배우 라미란과는 극에 치닫는 감정신이 적지 않았다. 문소리는 "미란이랑도 서로 얼굴을 보고 같이 한 지 이제 오래됐다. 오래된 친구 같다. 물론 제가 친구라고 하면 미란이가 '친구 아니야. 언니잖아'라고 하더라. 미란이는 언니라고 강조하더라. 제 생각에는 거의 친구다. 어쨌든 오래된 사이여서 호흡 따로 맞추고 그런 건 없었던 것 같다. 뭐 그냥 하자고 했다. 되게 편했다. 서로 소리 지르고 우는 신인데도 굉장히 늘 같이 했던 사람들처럼"이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정년이'는 여성 배우들이 주축이 된 드라마라는 점에서 한층 유의미한 작품이었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 문소리는 "이 와중에 연기해야 했던 류승수 씨와 김태훈 씨에게.."라고 말해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문소리는 "현장에서 굉장히 마음이 위축됐을 수도 있는데"라며 "특히 스태프들도 여자 스태프들이 많았다. 감독님도 여자 감독님이고 연출 분들도 여자들이 많았다. 그래서 류승수 씨나 김태훈 씨가 외롭지 않았을까. 뭐 불편한 점은 없었겠지만. 그런 마음이 좀 들기도 했다. 오래 일하다 보니 이런 여배우들이 많이 나오는 작품이 나오는구나 반갑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정년이 같은 딸이 있으면 어떨 것 같냐는 물음에 문소리는 "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거 아닌가. 다 엄마 닮는 것 같다. 제 딸도 말을 안 들으면 제 탓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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