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사태에 방카슈랑스 판매 크게 늘어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2024. 11. 1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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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에서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파는 보험) 판매가 크게 늘었다.

한동안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방카슈랑스가 은행의 효자 상품으로 떠오른 것은 홍콩 ELS 사태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홍콩 ELS 사태 중심에 있었던 KB국민은행이 방카슈랑스 판매에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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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은행 올 판매 40% 증가
‘위험 낮고 비과세’ 집중 홍보
저축성 보험, 가장 많이 팔려

시중은행에서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파는 보험) 판매가 크게 늘었다.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이후 높은 이자 소득을 노리는 수요가 방카슈랑스로 흡수되는 모양새다.

은행 창구에서 방카슈랑스를 판매하는 모습 [신한은행]
12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방카슈랑스 수수료는 2837억원으로 전년 동기 2062억원과 비교해 38% 늘었다. 전체 수수료 수익이 9%대 신장하는 데 그치는 동안 방카슈랑스 수수료만 비약적인 증가세를 기록한 것이다.
방카슈랑스 개념 설명 [KB국민은행]
한동안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방카슈랑스가 은행의 효자 상품으로 떠오른 것은 홍콩 ELS 사태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ELS는 연계된 주가 지수가 급락하지 않으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지만, 2021~2022년 홍콩 H지수가 반토막이 나면서 소비자 다수가 큰 손실을 봤다. 이에 은행 예금보다 높은 이자율을 원하는 여러 금융 소비자가 방카슈랑스로 눈을 돌렸단 분석이다. 방카슈랑스는 ELS보다는 기대 수익이 낮지만, 다수 상품이 원금을 보장할 수 있게 설정돼 위험성이 낮다. 저축성 보험의 경우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1인당 5000만원까지 보호받을 수도 있다.
실제 홍콩 ELS 사태 중심에 있었던 KB국민은행이 방카슈랑스 판매에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 은행의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익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300억원을 늘었다. 4대 은행 중 가장 많이 증가했다. 방카슈랑스 판매 수수료 전체 금액을 기준으로도 KB국민은행은 1090억원으로 제일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그 다음이 우리은행(730억원), 신한은행(518억원), 하나은행(499억원) 순이다. 동기간 신한은행은 해당 수수료 수익이 105% 늘어나 증가율 기준으로 왕좌를 차지했다.

최근 방카슈랑스 중 관심받는 건 고금리 특판 저축성 보험이다. 저축성보험은 만기에 지급하는 환급금이 납입보험료 합계액을 넘어서도록 설계된 보험을 의미한다. 저축과 보장 기능을 모두 포함하는 장점을 지닌 반면, 자금을 장기간 묶어두지 않으면 원금 기준으로 외려 손실이 난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한동안 큰 이점이 없는 상품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빈번히 제기됨에 따라 단점보다 장점이 부각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의 금리를 기준으로 장기간 이자를 확정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으로 평가받은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3.25%로 인하했는데, 이는 2012년 10월 이후 약 10년 간 기준금리가 2%대였음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향후 금리가 추가로 인하되리란 관측이 많아 당분간 은행 방카슈랑스 팀은 ‘고금리 막차 마케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방카슈랑스 계약이 늘어난 것은 자산가들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다. 자산이 많을수록 투자 상품의 수익률만큼이나 비과세 혜택을 중시하는데, 저축성 보험은 특정 조건을 맞추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연금으로 수령하면 비과세 효과도 낼 수 있어 절세에 유리하다는 해석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중 변액보험은 투자 상품에 재투자하는 것으로 원금 손실 위험이 있다”며 “저축성 보험도 일정 기간을 충족하지 못하면 사업비를 고려했을 때 원금 기준으로 손해일 수 있다는 점 등을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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