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살해 후 10만원 훔친 회사원…가장 먼저 로또부터 샀다

경찰에 “도박 빚 때문에 범행” 진술

지난 8일 오후 9시 39분쯤 충남 서산 동문동에서 발생한 차량화재를 소방관들이 진화하고 있다. 서산소방서 제공

도박 빚 때문에 차에 타고 있던 운전자를 살해하고 차량에 불을 지른 혐의로 체포된 남성이 훔친 10만 원 남짓의 현금으로 가장 먼저 로또 복권을 구매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뉴스1에 따르면 충남 서산경찰서는 전날 오후 4시쯤 강도살인 혐의로 A(40대)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 8일 오후 10시쯤 서산시 동문동의 한 식당 주차장에 있던 차에 들어가 B씨(40대)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현금 12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이어 A씨는 B씨의 차를 몰고 주차장을 빠져나가 인적이 드문 곳에 B씨의 시신을 유기했다. 이후 범행 현장에서 약 1.3㎞ 떨어진 서산의 한 아파트 단지 뒤편 야산 인근 공터에서 B씨의 차에 불을 지르고 달아났다.

당시 차량 화재 사건을 조사 중이던 경찰은 지난 9일 B씨 가족 실종신고가 접수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에 돌입했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 분석 등 수사를 벌여 10일 오후 충남 서산시 자택에 있던 A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A씨가 훔친 돈 12만원으로 로또 복권을 구매한 후 식사를 한 나머지 5만7000원을 압수했다. 자녀를 두고 있는 A씨는 이혼 상태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도박 빚 등 채무로 생활비가 없어서 범행을 저질렀다”라며 “B씨 지갑에서 10만원을 훔쳤고 이 돈으로 로또 구매와 식사를 했다”고 진술했다.

또 일면식 없는 B씨를 표적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서 “제네시스 고급 차를 타고 있는 운전자가 현찰도 갖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조사를 마치는 대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김지수 온라인 뉴스 기자 jis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