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챔프전 준우승팀인데…꼴찌 추락한 OK저축은행, 아직 채우지 못한 레오의 빈자리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로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현대캐피탈을, 플레이오프에서 우리카드를 꺾었다. ‘끝판왕’ 대한항공에 밀려 준우승했지만, 챔프전에 오른 것만으로 성공한 시즌이었다. 외국인 주포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의 역할이 컸다. 레오는 지난 시즌 득점 2위(955점), 공격종합 2위(성공률 54.54%), 서브 2위(세트당 0.489개) 등을 기록하며 남자부 최고의 공격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OK저축은행은 2023~2024시즌 남자부 최우수선수(MVP)였던 레오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더는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는 배구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오기노 마사지 OK저축은행 감독은 공격과 수비에서 선수들의 조직적인 움직임을 강조하는 지도자다. 오기노 감독은 “선수 한 명이 혼자 모든 걸 해결하고 돋보이는 플레이는 결국 팀이 분리되는 부작용을 낳는다”며 “또 팀플레이를 하면 실수가 적어진다”고 새 시즌 방향성을 정했다.
레오와 결별을 택한 OK저축은행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최하위 지명권을 얻어 이탈리아 출신 아포짓스파이커 마누엘 루코니를 영입했고, 아시아쿼터 선수로는 중국 출신 아웃사이드히터 장빙롱과 계약했다. 하지만 레오의 빈자리는 컸고 루코니의 활약은 미미했다. 지난달 컵대회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루코니는 정규리그 5경기 29득점이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방출됐다.
결국 득점력이 가장 큰 문제다. OK저축은행은 11일 현재 리시브 효율 2위(34.83%), 디그 1위(세트당 11.474개), 범실 7위(75개)로 수비나 범실 관리에 강점이 있는 팀이다. 반대로 득점 7위(400점), 공격종합 7위(성공률 45.64%), 서브 7위(세트당 0.684개), 블로킹 7위(세트당 1.579개)로 득점에선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한 경기를 덜 치르긴 했지만, 5경기 1승4패(승점 4점)를 기록 중인 OK저축은행은 KB손해보험에 세트 득실률에 밀려 남자부 최하위로 처졌다.
루코니 대신 폴란드 출신 날개 공격수 크리스티안 발쟈크(등록명 크리스)를 영입한 OK저축은행은 12일 안산 홈에서 우리카드를 상대로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크리스는 키 210.2㎝의 장신 공격수다. 불안한 출발이지만, OK저축은행도 더는 기다리지 않고 조기에 외국인 선수 교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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