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 문소리 “1년간 ‘추월만정’만 1000번 넘게 연습, 남편도 운전하다 놀라”[EN:인터뷰①]
[뉴스엔 황혜진 기자]
배우 문소리가 대망의 '추월만정' 신을 위해 1,000번 이상의 연습을 거듭했다고 밝혔다.
문소리는 11월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씨제스 스튜디오 사옥에서 뉴스엔과 만나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 출연 비화를 공개했다.
문소리는 매주 주말 화제 속 방영되고 있는 '정년이'에서 찬란했던 과거를 외면한 채 정년이의 엄마로 살아가고 있는 사라진 천재 소리꾼 채공선(서용례)로 분했다.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까슬한 얼굴, 맛깔스러운 사투리에 인물의 감정을 완전히 빨아들인 문소리는 캐릭터 그 자체를 선명하게 드러냈다.
소리 천재 역할은 적지 않은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문소리는 "부담스러웠다. 되게 어려운 것만 시키시네 싶었는데 어려운 것만 시켜서 감사했다. '아가씨' 때도 저만 일본 사람이었다. 일본 귀족 출신이라 이건 남들 만큼 해서 안 되는 거다. 한참 하다 보니 이게 말이 안 되나 싶어 박찬욱 감독님께 '그럼 일본 사람을 캐스팅하셨어야죠'라고 했더니 함께해 보고 싶어서 그랬다고 하시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어떻게 하겠나. 그래도 믿고 맏겨 주신 거니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노력을 해 본다. 저에게는 방법이 그것밖에 없었다. 그래도 어떤 챌린지가 있는 역할들이 배우한테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게 하고 자극도 되고 흥분도 된다. 도전하는 역할들을 주시면 기쁘긴 하다"고 덧붙였다.
극 중 소리 천재 채공선으로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문소리는 떡목이 된 후 서용례 본연의 삶으로 돌아왔다. 문소리는 "모든 예술가한테 자기가 모든 걸 바쳤던 게 꺾인다는 건, 인생은 버려지고 이름까지 바꾸고 다른 삶을 살았던 건데 그다음 인생은 죽지 못해 사는 거다. 이미 자긴 죽은 거다. 그런 트라우마가 얼마나 클지에 대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년이나 공선이나 그런 고집들이 안주하지 않고 나아가는 동력이 될 수도 있지만 엄청난 고집의 소유자들이기 때문에 보통 엄마처럼 보이지만 그것보다 더 강했으면 좋겠다, 뭔가 내면에 강한 게 비쳤으면 좋겠다는 게 감독님의 디렉션 중 하나였다"고 덧붙였다.
10화 엔딩에서 자신처럼 떡목이 돼 버린 딸 윤정년(김태리 분)을 앞에 두고 '추월만정'(심청이가 황후가 된 후 부친을 생각하며 부르는 노래)을 열창하는 문소리의 모습은 가히 압도적이었다. 매란국극단으로 복귀하려는 윤정년과 함께 바닷가로 나선 서용례는 자신이 소리꾼으로서 가장 빛났던 시절을 상징하는 '추월만정'을 한 서린 목소리로 부르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문소리는 "어제 정자(오경화 분)랑 정년이(김태리 분)랑 다 우리집에 왔다. 목포 사투리 선생님까지 우리집에 오셨다. 사투리 선생님 어머니께서 홍어랑 김치를 보내 주셔서 음식을 먹으면서 봤다. 10화를 꼭 같이 보기로 예전부터 약속을 했다. 원래 집에 오면 제 손으로 만든 음식을 같이 먹곤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번에 잡채 파티를 하며 10화를 보자고 했는데 어제 촬영이 있었다. 그것도 특별 출연이다. 어제 낮에 너무 좋은 촬영이 있어 음식을 할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걱정했는데 선생님 어머니께서 음식을 보내주셔서 다행히 다 같이 목포 막걸리와 함께 맛있게 먹었다. 집에서 본 방송을 보며 시청률 대박 기원 케이크 초까지 불었다"며 웃었다.
문소리는 "방송을 보며 자기 부족한 것에 대해 생각한다. 스스로에게는 엄격하고 야박한 게 있다. 얼마나 태리가 열심히 했는지 안다. 태리는 소리도 창도 춤도 더 해야 했다고, 아쉬운 게 스스로 보인다고 하더라. 한 10년 하면 그 목소리 나올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태리가 3년 했다고 하는데 3년으로 그 정도 하기 정말 어렵다. 그게 하면 할수록 자기가 뭐가 모자란지 눈과 귀가 생기니까 더 알게 된다. 몇 달 한 사람들은 몇 달 한 거 치고 잘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것처럼 더 아쉬워하더라. 정자도 자기가 그렇게 잘하면서 부족한 것 같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인데 그런 이야기를 했다. 저도 오히려 저 부족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다 같이 한 결과인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추월만정'을 열창하는 명장면은 경상남도 고성에서 탄생했다. 문소리는 "해가 질 때 리허설을 하고 잠깐 자고 나와서 해가 뜨는 걸 기다리다 그 신을 찍었다. 해가 안 나오더라. 그 장소를 헌팅한 사람들, 날씨를 고려해 그 날을 결정한 사람들이 너무 바다에 뛰어들고 싶은 심정이라고 하더라. 괜찮다고, 그냥 CG를 심자고 했다. 다 찍고 고생했다고 서로 다독이며 카메라를 철수하고 있는데 누가 '으아'라고 소리 지르더라. 보니까 큰 해가 떠오르고 있더라. 맨발로 막 돌바닥을 막 뛰어가 카메라 돌린 거다. 거의 백 샷 위주로 먼저 다 찍었다. 정말 스릴 넘치게 찍었다. 해를 못 만날까 봐 가슴을 졸였다"고 회상했다.
문소리는 "'추월만정'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 제목 자체가 판소리 장단에서 진양조라고 하는 가장 느린 장단이다. 판소리를 배우다 보면 쉽다고 하지만 '추월만정'보다 쉬운 것들도 있다. 흥을 내거나 기댈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이건 어디 기댈 데도 없고 무조건 내 목소리로 해야 했다. '추월'이라고 할 때 게임이 다 끝나는 거다. 특히 낮은 음에서 떨리는 건 정말 어렵다. 그냥 몇 년 해서 나오는 목소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문소리는 "태리는 정말 더 많은 노래를 했어야 했지만 전 주로 그 노래만 했다. 그 노래만 하면 재미 없으니까 트레이닝 삼아 다른 노래, 민요도 배웠다. 하루에 3번씩만 연습해도 1,000번이 넘는 거다. 1,000번이 넘게 연습했다. 남편(장준환 감독)이 운전하고 있는데 옆에서 해만 지면 '추월~'이라고 했다. 운전하다 남편이 너무 놀란다고, 사고 난다고, 제발 얘기 좀 하고 해 달라고 했다. 처음에 '추월~'이라는 소리를 자신감 있게 내기가 제일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너무 두려운 대목이다. 판소리 전공자들한테도 어려운 대목이다. 그 어려운 대목을 해 보려고 애를 썼다. 만나서 같이 연습도 했다. 쉬는 날 딸들(김태리, 오경화 배우)이랑 청산도에도 갔고, 범의 형상을 한 섬도 있어 바람 쐬러 갔다. 어디 가도 '추월~'을 부르며 청산도를 다녔다. 레슨만 1년 정도 받았다. 다이어리 보니까 마지막 녹음을 올해 4월에 했더라. 거의 1년 했다"고 덧붙였다.
문소리는 "모든 배우들도 그런데 최대한 저희 목소리로 불러야 했다. 우리가 조금 못하더라도 우리 목소리를 들려주는 게 너무 중요하다고, 감독님과도 그런 이야기를 하며 최선을 다했다. 그래도 진짜 전문가가 아니면 하기 어려운 느낌들이 있다. 그런 느낌들은 후반 작업에서 좀 도와 주셨다고 하더라. 그 절묘한 꺾기 이런 것들은 선생님 것들을 아무리 따라 해 봐도. 우린 했지만 느낌이 좀 모자라는 건 후반에서 좀 도와 주셨다고 하더라. 어린 공선이도 너무 열심히 배웠다. 똑같은 선생님한테 레슨을 받았다. 배우들마다 선생님이 달랐다. 옥경이 선생님도 다르고"라고 덧붙였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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