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있네…외신 “윤, 남성 참모만 5명 두고 ‘여성 행복한 일터’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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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에서 "성평등에 대한 보다 성숙한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뷰를 진행한 기자는 "윤 대통령이 남성 참모 다섯을 곁에 두고 저출생 해결이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의 최종 목표이며, 여성이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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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에서 “성평등에 대한 보다 성숙한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며 여성 차별을 부정하는 발언을 이어온 윤 대통령이 성평등을 강조한 건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인터뷰를 진행한 기자는 “윤 대통령이 남성 참모 다섯을 곁에 두고 저출생 해결이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의 최종 목표이며, 여성이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고 썼다. 성평등을 강조하면서도 인터뷰 현장에 남성 참모만을 배석시킨 윤 대통령의 ‘언행 불일치’를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공개한 윤 대통령 단독 인터뷰 질의응답 전문을 보면 ‘한국의 심해지는 성별 격차(gender divide)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윤 대통령은 “성별 격차의 근본 원인은 과도한 경쟁에 있다”며 “여성들은 일터에서 차별받고 있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결혼이나 출산이 여성의 승진이나 커리어에 장애물이 되지 않는 일터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며 “성평등에 대한 보다 성숙한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여성이 일터에서 겪는 차별을 조명한 건 드문 일이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2022년 2월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 차별은 개인적 문제”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당선자 신분이던 같은 해 4월 ‘한국의 심각한 성 격차(gender gap)를 해소하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하겠냐’는 워싱턴포스트 기자의 질문에도 “기성세대와 달리 젊은 세대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집단적 차별에 직면하지 않고 성장했다”며 여성 차별을 부정하는 답변을 내놨다.
여성가족부(여가부) 폐지 공약은 이 같은 인식의 연장선상이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여가부 업무를 복지부와 고용노동부로 이관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야당 반대로 무산됐다. 지난 2월 사임한 김현숙 전 여가부 장관을 대체할 새 장관을 지명하지도 않았다. 장관 공백이 길어지면서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지난달 30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인선 여가위원장(국민의힘)은 “조속한 시일에 (장관을) 임용해 주시기를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며 “(장관) 공석인 상황에서 국감을 진행한 것에 대해서는 유감”이라고 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도 지난달 31일 “디지털 성폭력을 근절하고 성평등 추진체계를 강화해야 할 여가부가 제 역할을 전혀 못 하고 있다”며 “국가 성평등 정책 총괄 부처로서 (여가부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여성가족부 장관을 임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 안팎의 요청에도 윤 대통령은 이날 여성가족부 폐지를 고집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젠더 이슈는 여성가족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문화적 분위기 문제”라며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해 모든 부처가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를 바꾸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젠더) 이슈를 풀기 위해서는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해당 인터뷰는 지난달 16일 서울에서 70분간 진행됐다. 인터뷰를 진행한 3명 가운데 1명인 매튜 토스테빈 뉴스위크 선임 에디터는 질의응답과 별도로 작성한 기사에서 “남성 참모 다섯을 곁에 둔 윤 대통령은 저출생 해결이 개혁의 최종 목표이며 여성이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고 꼬집었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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