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시대 ‘토성’ 배수체계, 경남 함안서 첫 발견

김동용 기자 2024. 11. 1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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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제국 가운데 아라가야의 왕성으로 알려진 경남 '함안 가야리 유적'에 대한 발굴조사에서 토성(土城)의 내외부를 연결하는 배수 체계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는 11일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가야리 유적 발굴조사 결과를 밝혔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번 발굴조사에서 토성 내부의 배수 문제와 습하고 연약한 지형의 특성을 고려해 성벽과 배수 체계를 조성한 고대 가야인의 뛰어난 토목기술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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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 13일 현지 설명회서 일반에 발굴성과 공개
경남 ‘함안 가야리 유적’ 곡간지 성벽과 석축배수시설 전경. 국가유산청

가야 제국 가운데 아라가야의 왕성으로 알려진 경남 ‘함안 가야리 유적’에 대한 발굴조사에서 토성(土城)의 내외부를 연결하는 배수 체계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는 11일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가야리 유적 발굴조사 결과를 밝혔다. 또 13일에는 발굴 성과를 일반에 공개하는 현장설명회를 열고 가야리 유적의 북서편 ‘곡간지’에서 실시한 발굴조사의 성과를 공개할 계획이며, 20일에는 학술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곡간지는 좁게 움푹 패어 들어간 지형으로, 주변의 물이 모여 자연 배수되는 곳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번 발굴조사에서 토성 내부의 배수 문제와 습하고 연약한 지형의 특성을 고려해 성벽과 배수 체계를 조성한 고대 가야인의 뛰어난 토목기술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토성의 성벽은 곡간지의 좁은 입구 부분을 막아 쌓았다. 판축(版築)기법으로 중심 토루(흙으로 쌓아 둔덕지게 만든 방어용 시설)를 쌓고, 좁게 골이 진 성 내부의 지형을 평탄하게 하기 위해 바닥 부분에 부엽공법(나뭇가지 등 유기물을 깔아 지반을 강화하는 고대 토목기술)을 이용해 대지를 조성했다. ‘판축’은 나무 기둥을 세우고 기둥과 기둥 사이에 판재를 이어 붙여 네모꼴의 구조틀을 만들고 그 안에 흙을 켜켜이 다져서 제방이나 성벽을 쌓는 고대 토목기술이다.

이와 함께 성 내부의 곡간지로 모이는 물을 성 밖으로 배수하기 위한 석축 배수시설이 성벽을 통과해 밖으로 이어지고 있는 양상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배수시설은 너비 1~3.5m, 잔존 길이 16.5m이며, 성벽을 통과하는 부분은 뚜껑돌을 덮을 수 있게 암거(땅속에 매설한 수로)의 너비를 1m 내외로 좁게 만들었다.

성벽 밖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너비가 최대 3.5m까지 벌어지는 나팔 모양이며, 뚜껑돌이 없는 개거(위를 덮지 않고 터놓는 수로)로 파악된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성 밖으로 나오면서 수로가 나팔 모양으로 벌어지게 만든 것은 물이 흐르는 속도를 늦추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토성의 배수 체계는 가야 지역에서 처음 발견된 사례”라고 강조했다.

아라가야는 함안에 있었던 가야의 소국 중 하나로, 서기 42년부터 561년까지 519년 동안 지속됐던 나라다. 함안 가야리 유적은 ‘함주지’(1587년)와 ‘동국여지지’(1656년) 등 조선시대 문헌자료에 ‘옛 나라의 터(古國遺基)’로 기록돼 있으며, 최근 지표·발굴조사를 통해 아라가야의 왕성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가치와 중요성을 인정받아 2019년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됐다.

경남 ‘함안 가야리 유적’ 성벽을 통과하는 석축배수시설 전경. 국가유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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