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장 청문회, 김건희·명태균 증인 채택 안 한다
민주, 김건희·명태균·김대남·강혜경 요구에…국힘, 문재인·한상혁·이효성 '맞불' 공방
최민희 과방위원장 "김 여사 옹호한 후보자 연관성 있지만 영부인 부르는 건 아니다"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이른바 '파우치 앵커'로 불리는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김건희 여사를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과방위는 11일 전체회의에서 오는 18~19일 예정된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증인 등 추가 출석 요구 안건을 상정해 논의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와 해당 의혹 제보자인 강혜경씨(김영선 전 의원 회계책임자),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등을 추가 증인으로 요청했다.
김현 민주당 간사는 “느닷없이 '파우치 앵커'라고 불리는 박장범 사장 후보자가 내정됐다. 누가 보더라도 김건희, 대통령 부인의 입김이 작동됐다라는 의혹을 국민은 제기하고 있다”며 “최근 대통령 부인 관련된 여러 사안들에 KBS가 유독 보도를 회피하고 있다. 이런 점을 확인하기 위해 명태균씨를 특정했다”고 했다. 김대남 전 행정관, 강혜경씨 등에 대해서도 “KBS가 공영방송 보도의 책임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증인으로 채택했다”고 주장했다.
관련해 최형두 국민의힘 간사는 “이걸 다 내놓는다면 저희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당시 KBS 사장 임명 교체와 관련된 방송통신위원장도 요청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대통령 부인과 명태균, 김대남, 강혜경 등 한창 수사 받고 있거나 수사 중인 사람들을 청문회에 부른다는 건 여야 간사 협의 취지에도 어긋나고 사전 협의에도 없던 일”이라고 반발했다.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은 “과방위 청문회도 '김건희 청문회'로 만들자는 건데, 운영위·법사위에서도 동행명령장 가져가서 흔히 말하는 라이브쇼, '생쇼'를 해도 안 된 마당”이라며 “증인 4명 요청은 철회하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 한상혁·이효성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을 추가 증인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자 김현 간사는 “이동재 참고인(전 채널A 기자)은 KBS 사장 청문회랑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어처구니 없다고 하면서 맞불 작전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민주당)도 “민주당은 이명박·박근혜 두 전 대통령, 방송장악했던 방통위원장, 이동관 등등 (증인 신청) 하겠나. 그럴 계획 있느냐”며 묻기도 했다.
결국 최 위원장은 “김건희 여사의 경우 KBS 사장 임명 관련해 '파우치' 문제로 김 여사를 적극 옹호한 사람이 갑자기 사장 후보자가 되었기 때문에 연관성 있지만, 영부인을 이 자리에 부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양측이 신청한 증인·참고인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 위원장은 “국민의힘에서 신청한 참고인 3명은 (인사청문회와) 직접적 연관성을 발견하기 어렵다. 민주당에서 증인으로 추천한 명태균, 김태남, 강혜경 중 김대남씨도 본인이 MBC 보도 관련해 사주했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어 보인다”고 했다.
과방위는 앞선 5일 전체회의에서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증인 20명, 참고인 11명을 채택했다. 서기석 이사장을 비롯한 KBS 이사진, KBS 박민 사장과 장한식 보도본부장, 대통령실 정진석 비서실장과 이기정 의전비서관, 성태윤 정책실장, 최재혁 홍보기획비서관 등이 증인 명단에 올랐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틀 간 인사청문회를 진행한다는 계획에 반발해 퇴장했다.
박장범 후보자는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과 신년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을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 조만한(조그마한) 백을 어떤 방문자가 김건희 여사를 만나서 그 앞에 놓고 가는 영상이 공개가 됐다”고 표현해 '파우치 앵커'로 불리게 됐다. KBS 내부에선 박 후보자가 '뉴스9' 앵커 자리를 사유화해 KBS 사장 후보에 올랐다며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기수별 기자들, KBS기자협회·전국기자협회 등 성명이 나왔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회의장에 비치된 노트북 뒷면에 '갑질 위원장 최민희! 마이크 독점 반성하라!' '갑질 대명사 최민희! 상임위 독재 중단하라!' 등 문구를 써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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