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교육'이 바꾼 교실…"감정 조절 배워요" [청소년 마음건강 심층 기획]
[EBS 뉴스12]
청소년 마음건강을 살펴보는 연속보도 이어갑니다.
청소년들의 정서적 문제가 심각해질수록 일부 위기 학생을 선별하는 지원 방식의 한계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마음도 교육의 문제로 인식하고, 학교 교육과정에 포용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전국에서 처음으로 '마음 학기제'를 도입한 대구에 이어, 인천에서도 '사회정서학습'을 본격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배아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의 한 초등학교 1학년 교실.
아이들이 자신의 기분을 확인하고, 인형을 활용해 이 감정을 표현하거나, 불편한 부탁을 거절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친구야 하지 말아줘! 해서 미안해. 알았어, 괜찮아."
인천시교육청 50개 학급에서 시범 운영 중인 사회정서학습 수업입니다.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법을 배우며,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 관계를 맺는 기술도 익힙니다.
인터뷰: 최아라 1학년 / 인천 첨단초등학교
"명상을 하면 기분이 좋아요. 그러면 이제 마음이 편안해지고 이제 숲에 있는 기분이 들거든요."
인터뷰: 김다혜 교사 / 인천 첨단초등학교
"친구와의 사소한 다툼이 있거나 의견 충돌이 있을 때 그것을 참지 못하고 분노로 표현하거나 폭력으로 표현하는 친구들이 있거든요. 한 몇 개월 동안 꾸준히 지도해 보니까 친구의 분노 지수가 점점 낮아지고 또 사과를 할 때도 좀 더 마음을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이런 모습들이 보여서…."
평소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말하기 어려웠던 고민을 털어놓을 때는 AI 챗봇을 비롯한 인공지능 기술도 활용합니다.
인터뷰: 박서현 3학년 / 인천 부내초등학교
"엄마에게 말하면 엄마가 혼낼까 봐 무서워서 못 말했던 경우도 있는데 AI에게 말하면 AI는 혼내지 않으니까 좀 더 쉽게 빨리 말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감정이 복잡해지는 시기인 중학교에서는 보다 세분화된 감정 표현을 배우고, 친구들과 감정을 나누는 연습도 합니다.
인터뷰: 이예은 1학년 / 인천 불로중학교
"확실히 초등학생 때 느꼈던 감정들이 중학생이 되고 나니까 더 세세하고 자세하게 느낀 적이 많았던 것 같아서 그 많은 감정들을 제어하기 좀 어려울 때가 있잖아요. 그때마다 그런 수업을 받고 더 약간 잘 다스릴 수 있게 그랬던 것 같아요."
사회정서학습은 매주 1~2시간씩 창의적 체험 활동 시간과 교과 시간을 활용해 진행됩니다.
올해 2학기에는 '사회정서학습' 프로그램 참여 경쟁률이 4.5 대 1에 달할 만큼, 현장의 관심은 뜨겁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정서적 위기 학생이 늘고, 사회적 유대감도 낮아지면서 학교에서도 마음건강을 돌보는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겁니다.
인터뷰: 박찬 교사 / 인천 부내초등학교
"코로나 이후에 굉장히 사회적 거리두기라든지 또 원격 수업 이런 것들이 진행되면서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또 그 생겼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될지 이런 것에서 굉장히 미숙해진 상태로 성장하고…."
인천시교육청은 내년부터 사회정서학습 시범 학급을 점차 확대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문아름 장학사 / 인천교육청
"과거에는 문제가 발생한 학생들, 심리적·정서적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학생들이 이제 발견됐을 때 사후에 그 친구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으로 많은 부분들이 지원이 있었어요. 늦게 접근하기보다는 어쨌든 조기에 접근했을 때 아이들에게 교육적 효과가 크기 때문에…."
학생들은 학교라는 첫 사회에서 감정 조절과 관계맺기를 배우며, 마음의 근육을 단단히 키우고 있습니다.
EBS뉴스 배아정입니다.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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