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행정통합, 도민의 미래를 건 도박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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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경북도청이 대구에서 안동으로 이전을 했다.
도청 이전으로 대구와 경북이 지리적으로도 완전한 분리를 마친 후, 고작 3년 만에 다시 통합론이 대두가 되더니 한바탕 코미디처럼 없던 일이 됐는데, 두 지자체장이 올해 5월 느닷없이 행정통합을 공식화하고 한 술 더 떠 2026년 7월 1일이라는 완료 기한까지 못 박아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처음부터 끝까지 불확실한 장밋빛 청사진으로 포장만 화려한 공염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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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경북도청이 대구에서 안동으로 이전을 했다. 도청 이전으로 대구와 경북이 지리적으로도 완전한 분리를 마친 후, 고작 3년 만에 다시 통합론이 대두가 되더니 한바탕 코미디처럼 없던 일이 됐는데, 두 지자체장이 올해 5월 느닷없이 행정통합을 공식화하고 한 술 더 떠 2026년 7월 1일이라는 완료 기한까지 못 박아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있다. 지방소멸과 수도권 집중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행정통합을 해야 한다는 논리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가. 경북도지사, 대구시장, 행정안전부장관, 지방시대위원장이 서로 공동합의문까지 서명한 시점에서 우리가 결코 묵과하지 말아야 할 문제점을 몇 가지 짚어보고자 한다.
첫째, 신뢰의 문제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도청을 이전하며 상대적으로 낙후된 경북 북부권을 2027년까지 인구 10만명 신도시의 조성을 약속했다. 이를 위한 110개 기관․단체의 신도시 이전 계획도 아직 70%밖에 이행되지 않았다. 2027년 10만 신도시 조성조차 갈 길이 먼 시점에서 행정복합도시 조성 카드 역시 공허한 메아리가 될지 누가 알겠는가. 신도시 조성을 믿고 북부권에 정착을 결심한 도민들이 앞으로 과연 도정을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둘째, 현실의 문제다. 통합을 하게 되면 동등한 위치는 없다. 큰 곳이 더 작은 곳을 흡수하게 마련이고, 경북은 대구권 주변도시로 전락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한반도 제2의 도시는 대구만을 위한 광명일 뿐, 경북은 오랜 역사와 정체성마저 부정당한 채 성장동력을 상실하고 말 것이다. 균형발전과 지방자치를 역행하고 오히려 소멸을 가속하는 악수가 될 소지가 크다. 현실을 냉정히 직시해야 할 때다.
셋째, 분열의 문제다. 통합 대구경북특별시의 청사는 본청을 특정하지 않고 기능별로 대구, 안동, 포항 청사를 활용한다고 발표했다. 결국 대구청사는 얻는 것만 있을 뿐 잃는 것은 없고, 경북은 안동권과 포항권으로 나눠지게 된다. 통합을 반대하는 도민들을 두 지역으로 나누어 민심 분열과 지역 갈등을 조장하는 격장지계(激奬之計)가 따로 없다.
넷째, 논점의 문제다. 4개 기관의 공동합의문은 일선 시군과 도민이 반대할 만한 논지는 전부 교묘하게 비껴갔다. 청사 소재지 논란, 관할 구역 설정, 시군구의 자치 기능, 의견수렴 절차 등 무엇 하나 확실하지 않고 두루뭉술한 모양새로 사전 논란의 여지를 원천봉쇄하겠다는 의도나 다름없지 않은가.
다섯째, 절차의 문제다. 대구경북행정통합 추진과정에서 처음부터 도민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았다.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더니 논란이 일자 이제와 권역별 주민설명회를 한다고 한다. 이미 결론부터 다 내놓고 정답이니 무조건 찬성하라며 족집게 강의를 하는 모양새다. 일타강사라고 박수를 쳐야 하나 고민이 될 정도다. 이런 형식적인 주민설명회는 도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아니라 설득하는 절차밖에 되지 않는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처음부터 끝까지 불확실한 장밋빛 청사진으로 포장만 화려한 공염불이다. 수도권 집중화에 따른 해결책이 행정통합만이 전부가 아니다. 마치 흑백논리마냥 행정통합을 반대한다고 해서 지역소멸에 무관심한 것도 아니다. 다른 노력은 시도조차 하지 않고, 검증 안 된 무리수만으로 경북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존립과 함께 도민의 명운을 함부로 재단해서는 안 될 일이지 않은가.
[권광택(경상북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원장)(kbsm24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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