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겜2', 게임의 장치…"OX는 편가르기다"

김다은 2024. 11. 11.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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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atch=김다은기자] "서로 간의 구별과 편가르기, 시즌2의 중요한 테마죠." (황동혁 감독)

넷플릭스 측이 지난해 12월 7일 대전광역시에 있는 '오징어 게임' 시즌 2(감독 황동혁) 세트장 일부를 취재진에 공개했다. 황동혁 감독과 채경선 미술감독 등이 참석했다.

'오징어 게임'의 상징 세트 2곳이 베일을 벗었다. 또 한층 정교해진 시즌 2의 세트와 이야기, 새 참가자와 새 게임 시스템, 미장센과 숨은 메시지까지 엿볼 수 있었다.

특히 깜짝 문구가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공개된 대형 숙소 벽지에서 라틴어 문장을 발견했다. 'hodie mihi, cras tibi'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철제 침대 사이로 가려져 있었다.

이는 우리말로 '오늘은 나, 내일은 너'라는 뜻이다. 직역하면 '오늘은 내가 관이 되어 들어왔지만, 내일은 네가 관이 되어 들어올 것이다'고 풀이된다. 이 강력한 문구에 숨겨진 의미는 무엇일까.

◆ 새 얼굴 그리고 관계성

황동혁 감독은 이날 "제가 만든 작품이 화제가 된 적은 있지만, 만들기도 전에 온 세상의 관심을 받는 일은 처음이다"며 "무척 낯설고 어색하고 부담이 많이 된다"고 입을 뗐다.

시즌2는 '성기훈'(이정재 분)이 다시 게임에 참가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가 프론트맨(이병헌 분)과 대결한다. 황 감독은 새로운 서사에도 집중했다.

"기훈이 게임장으로 돌아와서 게임을 하면서 다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데요. 그 사람들과 함께 자기가 이루고자 하는 것을 해내려는 노력이 주된 내용이 됩니다."

새 얼굴들도 대거 등장한다. 황 감독은 "시즌1보다 젊은 참가자들이 많이 등장한다. 다양한 세대와 연령과 그리고 또 성별의 남녀 참가자들이 모습을 드러낸다"고 했다.

관계성도 귀띔했다. "시즌 1에서는 기훈과 상우가 어린 시절 동네 친구였다는 관계로 등장한다. 시즌2에는 더 많은 사적인 관계가 있는 참가자들이 등장한다"고 전했다.

◆ OX, 그리고 편 가르기

게임 시스템에도 변화를 줬다. "시즌 2에서는 매 게임이 끝날 때마다 기회를 준다. 매번 투표를 통해서 이곳에 남을지와 나갈지를 결정한다"고 소개했다.

"O와 X를 선택한 것에 따라 그 무리가 나뉘게 됩니다. 또 그것으로 인해 서로 편을 가르죠. 그 안에서 갈등이 벌어지는 장치를 시즌2에 삽입했습니다."

황 감독이 심은 특별한 장치였다. 특히 사회 전반에 펼쳐진 갈등에 대한 풍자의 메시지를 O, X 시스템에 넣은 것. 그는 "풍자적인 요소였다"고 소개했다.

"요즘 편 가르기가 많잖아요. 전 세계적으로도 지역적인, 종교적인 갈등, 전쟁도 많죠. 또 세대 간의 갈등, 성별의 갈등, 젠더의 갈등, 계층 계급의 갈등 등이요..."

황 감독은 "(다들) 자신이 속하지 않고 자기와 다르다고 생각되는 집단을 틀렸다고 말한다. O와 X로 구별하고, 서로 공격하고 갈등하는 모습들을 많이 본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런 것에 대한 어떤 풍자적인 요소였다. 선거 시스템과 O와 X를 통한 '서로 간의 구별'을 시즌2의 중요한 테마 중 하나로 녹여 내봤다"고 강조했다.

미로 계단, 그리고 숙소

세트장 작업 과정 비하인드도 낱낱이 들었다. 채 미술감독은 "핑크 미로 복도를 시즌1과 똑같은 설계 방식과 디자인으로 작업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규모와 스케일은 키웠다. 채 감독은 "높이감도 올렸다. 시즌1보다는 더 규모감이 있는 디자인으로 설계했다"며 "120평 세트 규모를 설계했고 작업했다"고 했다.

색감에 관한 디테일도 설명했다. "미술 전체적인 컨셉을 잡을 때 '유아적이고 동심의 색깔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며 "대표컬러로 핑크를 선택했다"고 이어갔다.

대형 숙소도 방문했다. 시즌1에서 참가자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오징어 게임'의 상징적인 공간이자 하나의 미장센으로도 손꼽힌다.

채 감독은 "시즌2에서 중요한 것이 '선택'인 만큼 상징적인 숙소를 그대로 지키되, 세트 바닥에 OX를 활용했다"고 짚었다. 또 "평수를 넓히고 규모감을 넓혔다"고 말했다.

◆ 시즌2, 기세이을까

'오징어 게임'은 지난 2021년 전 세계를 강타했다. 넷플릭스 최대 흥행작이다. 공개 직후 46일 연속, 전 세계 83개국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TV쇼 부문 통합 정상에 올라섰다.

해외 시상식마저 휩쓸었다. 제28회 미국배우조합상(남·여우주연상, TV 전 시리즈 스턴트 앙상블상), 제27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최우수 외국어 시리즈상, 남우주연상) 등이 있다. 

시즌2는 성기훈을 중심으로 서사가 펼쳐진다. 지난 시즌 기훈이 비행기를 타지 않은 이후의 이야기가 베일을 벗는다. 이정재는 "시즌1과 성격적인 차이가 있다"고 캐릭터를 귀띔했다.

새 인물들이 함께한다. 임시완, 강하늘, 양동근, 박성훈, 박규영, 조유리, 원지안, 강애심, 이다윗, 이진욱, 노재원, 최승현이 합류했다. 이정재, 이병헌, 위하준 등도 연이어 출연한다. 

한편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다음 달 26일 공개된다.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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