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감동에도…시각장애인들 “책 읽기 어려워요”
[앵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모처럼 '독서 열풍'이 불고 있죠?
하지만, 이런 시기에도 원하는 책을 마음껏 읽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바로 점자도서를 이용하는 시각장애인들인데요.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이예린 기자가 직접 만나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대학 시절 시력을 잃은 강유경 씨, 그녀의 취미는 여전히 독서입니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소식을 들은 강 씨, 설레는 마음으로 도서관을 찾았지만,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채식주의자는 혹시 없어요? (그건 제작 중이에요.) 빨리 만들어 주세요."]
일반 도서는 출간과 함께 바로 독자들이 볼 수 있지만, 점자도서는 한글을 점자로 바꾸는 점역 과정을 거쳐 교열과 교정 작업은 전문가가 손수 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한강 작가의 대표작으로 지난 2007년 출간된 채식주의자조차 없는 도서관이 많습니다.
[강유경/시각장애인 : "친구들이랑 만나서 작가 얘기도 하고 같이 책 읽은 것으로 수다를 떨고 싶은데. 제가 책이 제작돼서 읽을 땐 이미 친구들은 그 이야기는 다 지나간 상태여서 약간 뒷북 치게 돼서…."]
점자도서 한 권을 완성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한글 서적의 경우 보통 일주일, 외국어 서적을 번역하거나 전공 서적처럼 내용이 복잡하면 몇 개월이 걸리기도 합니다.
[이길원/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점역팀장 : "일본어나 중국어 책은 전문 점역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점역을 해주지 못해요. 일일이 하나하나 점자를 손으로 직접 찍는 작업을 하게 되고."]
다양한 수요와 독서 열풍으로 점자도서 제작 의뢰는 늘고 있지만,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길원/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점역팀장 : "전공 서적들을 만들려면 그 해당 분야를 전공한 점역사들이 있어야 하거든요. 채용 공고도 내고 하지만 지원이 거의 없어요."]
국내 시각장애인은 23만 명에 달하지만, 점자도서를 제작하고 빌려주는 곳은 전국 50여 곳에 불과합니다.
KBS 뉴스 이예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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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린 기자 (eyer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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