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 매란국극단 간판배우 서혜랑의 '빌런화'가 의미하는 것은?[서병기 연예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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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토일드라마 '정년이'의 매란국극단에는 두 명의 시니어 간판스타가 있다.
문옥경(정은채)과 서혜랑(김윤혜). 둘은 매란국극단의 남자 주연과 여자 주연을 도맡아하는 최고의 국극 왕자님과 공주님으로, 막강한 티켓파워를 자랑한다.
결국 정년이 시련을 딛고 더욱 단단해지며 다시 국극무대에 서게 하는 극적 구성에 도움이 되는 캐릭터일 수는 있어도, 서혜랑 한 사람으로 조직은 원활하게 움직이지 못하면서 폐쇄적으로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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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tvN 토일드라마 ‘정년이’의 매란국극단에는 두 명의 시니어 간판스타가 있다.
문옥경(정은채)과 서혜랑(김윤혜). 둘은 매란국극단의 남자 주연과 여자 주연을 도맡아하는 최고의 국극 왕자님과 공주님으로, 막강한 티켓파워를 자랑한다.
우리 사회 어느 조직이나 그러하듯이, 매란국극단에도 실력있는 연구생 후배들이 끊임없이 연습하며 '옥경'과 '혜랑'의 후계자가 되고 싶어한다.
옥경과 혜랑, 두 선배는 이런 후배들을 대하는 자세가 전혀 다르다. 필자는 시니어 기자로서 누구보다 이 부분을 감정이입하면서 흥미있게 바라보고 있다.
옥경은 타고난 음색과 풍부한 성량으로 사무치는 감정 표현까지 해내는 정년이(김태리)를 보며 뭔가 짜릿함을 느끼고 자신을 이을만한 재목이 탄생했다고 흥분한다. 반면, 혜랑은 정년의 속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고, 자신의 자리를 빼앗길까봐 질투를 하며 덫을 놔버리고 만다.
혜랑의 선을 넘는 이런 모습은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꼼수를 쓰면서 합리적이고 원활한 세대교체를 막는 행위다.
혜랑은 이미 차세대 스타를 뽑는 자리인 '바보와 공주' 주인공 아역 오디션을 앞두고 압박감이 커져가는 정년에게 접근해, 동굴 연습을 하게 해 '떡목'으로 소리를 쉬게 만든 바 있다. 시기, 질투심이 '흑화'한 사례다.
이 얼마나 조직의 성장을 막는 아둔한 짓인가. 그런 점에서 서혜랑은 '정년이' 최대의 빌런이다. 결국 정년이 시련을 딛고 더욱 단단해지며 다시 국극무대에 서게 하는 극적 구성에 도움이 되는 캐릭터일 수는 있어도, 서혜랑 한 사람으로 조직은 원활하게 움직이지 못하면서 폐쇄적으로 되어버린다.
서혜랑은 실력이 있다. 소리부터, 연기, 거기에 카리스마 넘치는 검무라는 필살기까지 있다. 하지만 자존감은 낮은 듯하다. 자신의 자리를 오래동안 지키고 싶은 욕망의 표출이라는 점은 이해되지만, 성격이 삐뚤어져 있다. 그러다 보니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인 문옥경의 마음도 얻지 못했다.
혜랑은 떠오르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면서 세대교체를 해준다 해도 살아날 방법이 있다. 혜랑과 옥경이 똘똘 뭉치면 된다.
아직 둘은 흥행력이 있다. 옥경의 팬덤은 "문옥경 후계자 결사반대" 피켓 시위를 벌이며 제2의 옥경의 출연을 막고 있다. 하지만 혜랑은 동료도 잃고 후배도 잃어버리는 우를 범했다.
"허영서와 홍주란, 아직 가당치도 않지. 옥경과 내가 매란을 나가서 다른 국극단으로 가자. 아니, 아예 우리끼리 새로운 국극단을 만드는 거야. 너한테 말 안했는데, 나 오늘 공연이 마지막이야."(혜랑)
"그게 무슨 상관이야. 나도 마지막이야. 나는 영화판으로 갈 거야. 이미 계약했어."(옥경)
"나도 같이 가는 거지."(혜랑)
"우리 따로 가자. 너는 너의 길, 나는 나의 길."(옥경)
"안돼. 니가 아편굴에서 헤맬때 빼준 게 누군데. 국극단에서 돈 빼돌려서 고부장한테 기자들 관리하라고 한 건 누구고. 내 손 더럽히면서 넌 흠집 하나 안나고 왕자님으로 군림하게 만들었어."(혜랑)
"날 손아귀에 넣고 있었다고 착각하지 마라. 넌 한 번도 날 완전히 가진 적이 없다. 그리고 더 이상 망가지지 마라."(옥경)
이렇게 옥경은 후배를 질투, 시기하는 애와는 함께 할 수 없다며 국극판을 홀연히 떠나버렸다. 그리고 새로운 세계인 영화로 가버렸다.
옥경이 갑자기 혜랑에게 냉랭한 태도로 대한 건 아니었다. 혜랑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었다. 하지만 혜랑은 그 시간동안 옥경의 마음을 잡지 못했다.
옥경은 '바보와 공주' 연합 공연의 대사를 통해서도 자신의 심리상태를 표출했다. 이게 연결된다는 게 제작진의 공력이다. 온달 장군역의 문옥경은 많은 피를 흘린 요동 정벌로도 모자라 신라까지 쳐들어가라는 평강공주님의 변화를 느끼면서 "이 끝없는 살육의 길이…"라고 말하며 회의적인 모습을 보인다.
옥경은 동료인 혜랑에게도 실망했고, 자신이 하고싶은 잗품과 연기보다는 흥행으로만 굴려나가는 매란국국단 강소복(라미란) 단장과도 끝까지 갈 수는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결별 타이밍을 보고있었다.
배우 김윤혜는 혜랑의 변화무쌍한 감정을 설득력 있게 담아내는 폭발적인 에너지로 강렬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혜랑은 모든 걸 잃고 후회하는 캐릭터가 될 것인가.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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