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김건희 특검법 ‘3자 추천안’ 제출키로… 국힘 이탈 늘까

■ 민주, 특검 수정안 추진
도이치주가조작·명태균에 집중
수사범위도 줄여 독소조항 축소
14일 본회의 제출… 국힘 압박
국힘 일부선 ‘수용 검토’ 기류

국힘 최고위 추경호(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오른쪽부터 추 원내대표, 김재원·김민전 최고위원. 박윤슬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4일 국회 본회의에 수사 범위를 축소하고 제3자가 특별검사 후보를 추천하는 내용으로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 ‘독소조항을 제외한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독소조항’을 줄인 특검법을 재의결에 올려 처리에 필요한 여당 이탈표를 더 이끌어 내겠다는 의도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태균 씨로부터 촉발된 ‘명태균 게이트’,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선거 개입 의혹에 국한한 특검법 수정안을 14일 본회의에 내겠다”고 밝혔다. 한 대변인은 “제3자의 (특검) 추천 (요구를) 수용해 이 방식을 포함한 수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특검법 수정안을 본회의에 제출하면 원안보다 먼저 상정된다. ‘독소조항’을 줄인 특검법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며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국회에서 재의결을 할 때도 수정안이 올라간다. 민주당은 오는 28일로 예상되는 재의결에서 법안 처리에 필요한 여당 이탈표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야당 의원이 모두 찬성표를 던진다면 국민의힘에서 8명만 이탈할 경우 재의결 정족수가 채워진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에서 “특검의 수사 대상과 특검 추천 방식과 관련해 모든 것을 열어놓고 협의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여당을 계속 압박하겠다는 뜻이다.

국민의힘은 수정안도 받을 수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인 장동혁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특검이든 개헌이든 (야당의) 반헌법적 흉기를 빼앗고 그들을 응징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국민뿐”이라고 밝혔다. 한동훈 대표도 조기 대선을 노리는 거대 야당의 총공세에 대응하려면 기폭제가 될 수 있는 특검법 대신 특별감찰관 도입을 통해 ‘김건희 리스크’를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수정안에 전향적인 견해를 보이는 의원도 있다. 조경태 의원은 최근 “야당에서 주장하는 내용 중 독소조항을 뺀 제3자 특검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했다. 안철수 의원은 일관되게 여야가 합의해 특검법을 처리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 의원 중에서도 일부는 독소조항을 제거해 선제적으로 특검을 받을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을 대통령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지도부가 표 단속을 하겠지만, 재의결을 막을 수 있다고 자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나윤석·윤정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