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탓’하다가… 배달앱 ‘규제 역풍’ 맞을수도[현장에서]

김호준 기자 2024. 11. 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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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앱 수수료 인하 협상 기간에도 과도한 배달비로 폐업을 선택한 자영업자들이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지난 7월 과도한 배달 앱 수수료 문제를 풀기 위해 모인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100일이 넘는 기간 동안 총 11차례 회의를 했음에도 배달플랫폼들의 '네 탓 공방'만 남긴 채 결국 불발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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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에서

“배달 앱 수수료 인하 협상 기간에도 과도한 배달비로 폐업을 선택한 자영업자들이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지난 7월 과도한 배달 앱 수수료 문제를 풀기 위해 모인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100일이 넘는 기간 동안 총 11차례 회의를 했음에도 배달플랫폼들의 ‘네 탓 공방’만 남긴 채 결국 불발로 끝났다. 이번 배달 앱 수수료 문제 발단은 배달시장 점유율 1·2위 업체인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가 올 초부터 시행한 ‘무료 배달’이다. 고물가로 음식 배달이 줄자 배달플랫폼들은 무료 배달을 앞세워 소비자 붙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무료 배달에 드는 비용은 자영업자에게 떠넘겨졌다. 음식값의 10%에 달하는 중개수수료율과 함께, 배달기사에게 주는 배달비마저 절반 가까이 부담하게 된 자영업자들의 비용 부담은 커졌다. 과도한 수수료를 견디다 못해 배달 앱에서만 음식값을 올리는 ‘이중가격제’가 성행하면서 외식물가까지 자극했다.

하지만 이번 상생협의체에서 배달플랫폼들이 내놓은 상생안을 보면 ‘조삼모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배민·쿠팡이츠는 모두 입점업체 배달 매출에 따라 수수료를 다르게 적용하는 ‘차등수수료’를 상생안으로 꺼냈다. 하지만 두 곳 모두 입점업체 부담 배달비는 오히려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여기에 배달업계 1위 배민은 쿠팡이츠가 같은 수준의 상생안을 시행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고, 쿠팡이츠 역시 협상 과정에서 ‘배민의 상생안을 따라가겠다’는 뜻을 드러내 두 회사 모두 애초부터 상생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배달 앱 활성화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새 비즈니스 기회를 찾은 자영업자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배달플랫폼이 지금처럼 상생보다 이익을 우선시하는 모습을 고집한다면 앞으로 더욱 강력한 플랫폼 규제와 배달 앱 수수료 상한제라는 ‘역풍’을 초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호준 산업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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