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와인 대신 다시 국산 맥주… 대형마트 주류판매 1위 탈환

올해 고물가 여파가 이어지면서 국산 맥주가 와인에 빼앗겼던 대형마트 주류 판매 1위 자리를 되찾을 것으로 관측됐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에선 올해 들어 지난 6일까지 국산 맥주 매출 비중이 25.0%로 와인(22.3%)을 제치고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와인(23.9%)이 국산 맥주(23.5%)를 간발의 차로 꺾고 매출 1위를 차지했는데, 1년 만에 다시 순위가 바뀐 것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와인 매출 비중은 1.6%포인트 낮아진 반면 국산 맥주는 1.5%포인트 올랐다. 이어 위스키를 포함한 양주(16.6%), 소주(16.3%), 수입 맥주(13.4%) 등이 차례로 뒤를 따랐다.

업계는 국산 맥주 인기를 고물가와 연결 짓고 있다.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 가운데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흐름이 두드러지면서 주류에서도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국산 맥주가 강세를 보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집에서 가볍게 술을 마시는 추세가 자리 잡으면서 소주보다 상대적으로 도수가 낮은 주류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진 것도 맥주의 인기 요인으로 분석됐다.

반대로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혼술(혼자 즐기는 술)’이 유행하던 코로나19 기간 젊은 층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받았던 와인 열풍은 한풀 꺾였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와인 수입량은 2021년 7만6575t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7만1020t, 지난해 5만6542t으로 2년 연속 줄었다. 올해 상반기도 2만4460t으로 전년 동기보다 21.9% 감소했다.

먹거리도 건강하게 즐기자는 ‘헬시플레저’ 경향이 주류에도 스며들며 비알코올 맥주 수요가 늘어난 점도 이번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들어 지난 6일까지 이마트에서 비알코올 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2% 늘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