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과거 ‘미군 철수’ 거론은 사업가의 협상방식”

“韓, 이제 완전한 선진국
日처럼 국방예산 늘려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왼쪽)가 지난 2020년 테네시에서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빌 해거티(오른쪽) 의원을 응원하고 있다. AP 뉴시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안보보좌관 또는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빌 해거티(공화·테네시) 미 연방 상원의원이 국방 예산 확대에 나선 일본을 거론하며 한국과의 방위비 재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해거티 의원은 10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2차 세계대전 및 한국전쟁 이후 한국과 일본에 미군을 주둔시켜왔다”면서 “이런 투자는 당시 이들 경제가 무너졌을 때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그들은 개도국이었으나 오늘날에는 완전한 선진국”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일본이 경제적 성장을 이룬 만큼 이에 상응하는 미군 주둔 비용을 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해거티 의원은 이어 ‘동맹을 버릴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것이 긍정적인 메시지는 아니다’라는 진행자의 지적에 “우리 동맹국은 그들의 (군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조치를 취해야 하며 취할 수 있다는 것이 메시지가 돼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일본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일본은 그들의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1%에서 2%로 2배로 늘리기로 했다”면서 “이것은 긍정적인 발전이며 그들은 우리와 더 긴밀하게 협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것이 우리가 가야 하는 방향이다. 이는 한국에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해거티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재임 시 미군을 일본, 한국에서 철수하는 것에 관해 이야기했는데 아시아에서 미군 감축이 우선순위냐’라는 질문에는 “이는 사업가가 협상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모두가 앉아서 선택지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말해 주한미군 감축이 카드로 사용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당선인은 이미 수차례 재집권 시 한국에 대폭 인상된 방위비를 요구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첫 임기 때는 한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50억 달러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한국을 ‘머니 머신’(현금 인출기)으로 부르며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으로 100억 달러(약 14조 원)를 내야 한다고 언급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