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빛 본 문상철에, 비싼 몸 황재균까지 ‘경쟁’ 앞으로···내야 막내의 FA 이적이 남긴 것
KT 문상철(33)은 1군에서 어렵게 주전으로 올라섰다. 2014년 KT 창단과 함께 입단해 우타 거포로 기대받았지만 1·2군을 오갔고 1군에서도 대타로 뛴 시간이 길었다. 자리를 찾기 위해 내야수지만 외야수로도 이동하면서 끊임없이 노력했고 항상 ‘경쟁’을 했다.
잡힐 듯 잡히지 않았던 기회가 2023년 찾아왔고 문상철은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 출전할 수 있었다. 포지션이 겹치는 KT에서 그래도 1루수로, 지명타자로 출전하면서 1군 주전으로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다.
일본 와카야마에서 마무리훈련을 지휘 중인 이강철 감독은 최근 문상철에게 “경쟁을 해야 될 것 같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문상철은 씩씩하게 “잘 해보겠다”고 다시 찾아온 경쟁의 운명을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KT가 내야를 재편한다. 자유계약선수(FA) 이적 하나로 완전히 달라졌다.
최근 유격수 심우준이 FA가 돼 한화로 이적하자 KT는 곧바로 두산의 주전 3루수였던 허경민을 영입했다. 심우준이 군 입대한 뒤 FA로 영입했던 김상수가 있어 유격수는 걱정 없지만 어쨌든 내야 주전 한 자리가 비워지게 됐기 때문이다. 허경민 영입으로 기존 포지션 변경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현재 KT의 구상은 3루수 허경민, 유격수 김상수, 2루수 오원석 체제다. 그러나 기존 3루수 황재균(37)이 있다.
황재균은 2018년 KT 입단 이후 7년 동안 주전으로 3루를 지켜왔다. 가끔 부상이 있었지만 그래도 웬만하면 자리를 지켰고 7년 동안 4시즌을 130경기 이상 출전했고 매년 100경기 이상 나가 1000이닝 가까이 수비를 했다. 2차례 FA 계약을 통해 KT에서 가장 비싼 선수로 기록돼 있다.
황재균도 경쟁을 하게 생겼다. 허경민이 입성하면서 황재균은 3루를 떠나 처음으로 1루로 이동하게 될 전망이다. 사실상 1루가 문상철과 황재균의 경쟁체제가 된다. 어렵게 1군에 자리잡았더니 박병호, 오재일 등 FA 선수들과 출전 기회를 다퉈야 했던 문상철은 또 황재균이라는 큰 산을 만난다. 국내 정상급 내야수로 올라선 뒤 메이저리그에 다녀오고 KT에 FA로 입성한 이후에도 한결같이 3루를 독보적으로 지켰던 황재균도 사실상 처음으로 경쟁 앞에 놓였다.
둘 중 한 명은 지명타자로 가면 경쟁 없이 해결될텐데 KT에는 지명타자 강백호가 있다. 강백호는 올해 고교 시절 이후 처음으로 포수 출전해 가능성을 열었지만 훨씬 많은 경기를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KT에는 압도적인 주전포수 장성우가 있어 강백호가 포수로 선발 출전할 수 있는 경기가 많지는 않다. 올해 포수로 선발 출전은 19경기, 교체 출전은 11경기 나가 169.2이닝을 수비했던 강백호의 포수 출전 시간을 늘리면서 KT는 지명타자-1루수-포수 자리 배분을 할 계획이다.
KT는 당초 허경민을 영입하며 유격수 활용 가능성도 열어뒀지만 제 포지션인 3루수로 고정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강철 감독은 11일 “허경민이 유격수로 뛰지는 않을 것이다. 3루수다. 그것은 정해놨다. 그 외에는 결정된 게 없어 고민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KT는 베테랑들의 힘으로 기존에도 리그에서 가장 베테랑급 내야를 보유했다. 박경수가 은퇴해 오윤석이 2루를 물려받았지만 내야의 유일한 20대였던 심우준이 팀을 옮기자 30대 선배들이 경쟁의 운명을 맞았다. KT는 내년 개막 전까지는 물론, 시즌을 시작한 뒤에도 경기마다 라인업을 고민하게 될 듯 보인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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