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텀블러 꺼내보라… 커피값 할인받는 재미 쏠쏠”
Life with Tumbler - (3) 김완섭 환경부 장관
온도 유지해줘 음료 맛도 좋아
커피전문점 자발적인 협약 통해
다회용컵 할인·세척기 설치 유도
환경부 직원들부터 솔선수범 중
청사내 일회용품 자제 동참 행렬
세종 =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텀블러가 ‘새로운 일회용품’이 되지 않도록 집 안에 잠자고 있는 텀블러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4일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만난 김완섭 환경부 장관의 손에는 텀블러 하나가 들려 있었다. 그는 장관 지명 직후인 7월 인사청문 준비실로 첫 출근을 할 때부터 텀블러를 애용해 주목받았다. 취임 이후 주요 현장 간담회도 줄곧 텀블러와 함께했다.
김 장관은 “언제부터 텀블러를 사용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돌이켜보면 성장 과정에서 자연·환경 보호라는 가치와 친숙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장관으로 임명되기 전부터 텀블러를 꾸준히 사용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린 시절 원주에서 자연과 함께 자랐고 기획재정부 근무 당시에도 환경부 예산을 담당하면서 자연스레 환경문제 해결도 고민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실리적인 면에서도 텀블러 사용을 권장한다. 그는 “연간 1인당 커피 소비량이 세계 평균은 152잔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405잔으로 커피 사랑이 대단하다”며 “텀블러를 사용하면 커피값 할인 혜택으로 환경은 물론 통장 잔고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장관은 커피 맛과 관련해 텀블러 사용의 장점을 강조했다. 그는 “많은 분도 같은 마음일 텐데 일회용 컵보다 텀블러로 마시는 커피가 더 맛있다”며 “커피를 (식기 전) 급하게 마시기보다 좋은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며 맛과 향을 조금씩 음미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텀블러가 적정 온도를 잘 유지해주기 때문에 커피 맛도 좋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카페 등에서도 텀블러를 사용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환경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방증이지만 일각에서는 텀블러 사용이 압박처럼 작용하는 데 대한 거부감도 있다. 김 장관은 “텀블러 사용 확대를 위해 일회용 컵 사용을 적발하는 강압적 방식보다 자연스럽게 현장에 안착하는 방법이 분명히 있다고 본다”며 “이는 꼭 텀블러 사용에 국한되지 않고 환경정책 전반에 걸쳐 제도 수용성을 높이는 방안을 다 같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텀블러는 여러 카페에서 굿즈로도 판매돼 인기를 끌고 있고, 기념품으로 수집하는 예도 많다. 이 과정에서 텀블러 제작이 늘면 오히려 환경이 오염되는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 김 장관은 “텀블러를 직접 구매하는 때도 있지만 기념품으로 제공하는 사례도 많아 가정마다 사용하지 않는 텀블러가 2∼3개는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텀블러 제작 시 일회용 컵보다 많은 자원과 에너지가 투입되는 만큼 텀블러가 새로운 일회용품으로 치부되지 않도록 집 안에 잠자고 있는 텀블러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자체적으로도 텀블러 이용 활성화 정책을 펴고 있다. 환경부와 소속기관은 9월 말부터, 산하기관은 10월 7일부터 텀블러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청사 내 일회용 컵 반입 자제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김 장관은 “직원들의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부서 내 방송을 녹음해 점심시간 전 송출하는데 나를 시작으로 직원들이 릴레이로 녹음에 참여하고 있다”며 “혁신어벤져스와 환경부 노동조합, 청년인턴 등이 녹음에 참여했으며 다음 주는 누구 목소리가 흘러나올지 직원들의 관심도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환경부는 일회용품 업무를 담당하는 부처이기에 더욱 솔선수범할 필요가 있고, 텀블러를 사용하는 문화가 사회 전반에 확산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환경부의 향후 텀블러 활성화 정책과 관련해 “커피전문점들과 자발적 협약을 통해 음료 가격 할인 등 텀블러 사용 인센티브를 유도하고 다회용 컵 사용 문화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통해 텀블러 세척기 설치도 추진 중”이라며 “자발적인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와 텀블러 사용 문화 활성화를 위한 캠페인도 현재 기획 중인데 연내에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尹, 8년 만에 골프채 잡고 연습…‘골프광’ 트럼프와 친교 위해
- 정우성·신현빈, 열애설 초고속 부인…“사실무근”
- 태권도복 입은 트럼프 “한국 사랑해, 한국사람들 위대”
- “쥐가 먼저 시식”…143년 역사 만두점서 찍힌 영상
- [속보]박정희 동상에 계란·밀가루, 검은 천막 덮어…영남대 민주동문회원들 “설치 규탄”
- 尹, “문재인·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들도 논란…北 핵 공격시 한미 즉각 타격” 외신 인터뷰
- “모스크바 향하던 드론 32대 격추…최대 규모 드론 공격”
- “신부 온몸 묶여 거품·물총, 전봇대에 테이프로 칭칭”…간혹 문제되는 지나친 악습
- “금수저 여의도 증권맨” 소개팅앱 남성에 10억 준 여성들…때늦은 후회
- [속보]한동훈 “李 선거법 위반, 유죄인 사안…사법부, 법대로만 판단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