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배 빨라진 열처리…"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 앞당길 것"

한국화학연구원

롤투롤 코팅 공정을 활용해 제작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모듈의 모습.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유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롤투롤 기반 제조 플랫폼 공정 기술이 개발됐다. 롤투롤 공정은 롤러 사이에서 연속적인 가공 작업이 이뤄지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화학연구원은 함동석 화학소재솔루션센터 책임연구원과 김민 전북대 교수 공동연구팀이 초고속 광소결 방법을 활용해 기존 롤투롤 제조 공정시간을 5배 이상 감축하면서 기존 대비 2배 이상 큰 100㎠ 모듈급 롤투롤 대면적 제조공정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유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보다 가볍고 유연성이 뛰어나 건물 일체형 태양광 발전, 자동차용 선루프 태양전지, 사물인터넷(IoT)용 배터리 등 여러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유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대량 생산하려면 반드시 롤투롤 코팅 공정을 거쳐야 한다. 롤투롤 공정은 일반 배치 공정과 달리 정해진 크기의 건조장치 내에서 샘플이 이동한다. 열처리 시간이 길어지면 전반적인 생산 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초고속 광소결 기술(IPL)을 도입한 새로운 대면적 롤투롤 제조 공정을 개발했다. IPL은 마이크로초(백만분의 1초) 단위의 짧은 시간 동안 강한 빛을 조사해 페로브스카이트에 빠르게 열처리를 하는 기술이다. 

페로브스카이트 막을 제조할 때는 일반적으로 슬롯다이 코팅법을 이용해 요오드화 납을 먼저 코팅하고 요오드화 포름아미디늄을 순차적으로 코팅한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 IPL 공정을 적용했다. 빛을 더 많이 흡수해 공정 효율이 높아지도록 요오드화 납에 세슘 포르메이트 첨가제도 추가했다. 

박건영 화학연 연구원이 페로브스카이트 열처리 공정을 단축시키기 위한 광소결 공정을 실험 중이다. 화학연 제공.

연구팀이 개발한 공정은 기존 롤투롤 공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10분 이상의 열처리 시간을 2분으로 줄였다. 100㎠ 이상의 대형 유연 모듈 제작이 가능한 방법이어서 상업적 적용 가능성도 확대됐다. 

연구팀은 유연 태양전지의 수명을 대폭 향상시키기 위해 기존의 딱딱한 유리 기반 봉지기술도 발전시켰다. 투명 전극과 보호 성능을 갖춘 유연 필름 소재를 적용한 새로운 봉지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봉지기술은 수분 및 산소가 침투하지 못하게 하는 코팅층을 도입해 외부 환경으로부터 소자를 보호하는 공정 기술이다. 

새로운 봉지기술을 적용한 필름은 기존 봉지필름의 40% 수준으로 얇아 유연성이 개선됐다. 60˚C 온도, 90%의 고습도 환경에서도 태양전지의 내구성이 유지됐다. 

함 책임연구원은 “롤투롤 코팅 공정에 필요한 공정시간 단축, 안정성 향상을 통해 사업화를 위한 신공정 개발을 이뤘다”며 “기술을 응용해 향후 다양한 산업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 논문은 국제학술지 ‘ACS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 인터페이스’ 5월 속표지와 ‘솔라 RRL’ 7월 겉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참고 자료> 
doi.org/10.1021/acsami.4c04153
doi.org/10.1002/solr.202400243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