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국 전기차 견제 확산…현대차·기아 기회될까
미 대선 트럼프 당선 후 중국 전기차 관세 전망
EU도 '폭탄 관세'…가격 경쟁력 확보 가능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세계적으로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 부과 등 견제가 확산하면서 전기차 시장의 판도가 재편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전동화 전략을 적극 추진 중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에 대한 반사이익 기회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1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EU는 지난 10월부터 회원국 투표를 통해 중국산 전기차 수입품에 대해 최고 45.3%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긴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를 통해 기존 일반 관세 10%에 더해 추가로 7.8~35.3%포인트(p)의 상계관세가 붙어 최종 관세율은 17.8∼45.3%가 된다.
중국 전기차업체는 물론 중국산을 들여오는 유럽·미국의 일부 전기차 업체까지 관세 대상에 포함됐다. 개별 기업으론 △테슬라 7.8%p △BYD 17%p △지리(볼보 포함) 18.8%p △폭스바겐·BMW 20.7%p△SAIC 35.3%p 순으로 확정 상계과세가 책정됐다.
미국 역시 지난 5월부터 기존 25% 수준이던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100%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는 기존 27.5%(최혜국 관세 2.5%에 25% 추가)에서 102.5%(최혜국 관세 2.5%에 100% 추가)로 올라간다.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더욱 올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중국이 자동차를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하기 위해 멕시코에 대규모 자동차 공장을 짓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우리는 자동차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올 것이며, 그들(중국 전기차 업체)이 우리와 동의하지 않으면 우리는 자동차마다 약 100~200%의 관세를 부과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미국에서 전기차를 팔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적인 중국 전기차 견제 움직임으로 인해 현대차와 기아가 가격 경쟁력 확보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 최근 유럽과 미국의 현지공장을 마련하고, 점유율 확대를 추진 중에 있다. 현대차는 유럽에 체코공장(HMMC)을 설립하고 2세대 코나 일렉트릭을 생산하고 있으며, 스마트 제조 플랫폼을 구축 중에 있다. 현대차는 유럽 시장에 캐스퍼 일렉트릭(현지명 인스터)과 코나 일렉트릭, EV3 등을 선보이며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인 메타플랜트(HMGMA)를 통해 연간 30만 대 이상의 전기차를 생산하고, 향후 생산 능력을 최대 50만 대까지 확대할 꼐획이다. 이 공장은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등 현대차그룹의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생산할 예정이며, 이마 오는 10월부터 가동을 시작해 아이오닉 5의 초기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중국 전기차 대비 우수한 상품성을 지속해 유지해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 최근 중국 전기차는 저렴한 전기차와 더불어 고성능 전기차까지 다양한 라인업에 우수한 차종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비야디(BYD)는 올해 상반기 3000만원대 중형 전기 SUV '시라이언(Sea Lion) 7'을 출시했으며 내년 유럽에서 1000만원대 전기차 ‘시걸’을 출시할 예정이다.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인 '립모터'는 내년에 첫 준중형 전기차 B10을 유럽에 2000만원대로 출시할 예정이며 광저우자동차그룹(GAC)도 연말 '아이온V'를 통해 유럽 진출을 본격화한다.
샤오미의 전기 세단 'SU7 울트라' 프로토 타입 차량은 최근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6분46초87의 기록을 세웠다. 이는 현대차 '아이오닉 5 N'의 뉘르부르크링 기록 7분45초대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에 대한 고율 관세가 매겨지면 상대적으로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전기차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게 된다"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고성능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다면 상품성이 높겠지만, 최근 중국 전기차의 기술력이 강화되는만큼, 성능과 디자인 등 모든 측면에서 우수한 상품을 지속해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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