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띄워 국정원 촬영한 중국인 석방... 경찰 "출국정지 조치"

"헌인릉 찍으려다 국정원 건물 촬영"
대공 혐의점 없어 이틀 조사 뒤 석방

서초경찰서 전경. 뉴스1

국가정보원 건물을 드론으로 촬영하다 붙잡힌 중국인이 석방됐다.

11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를 받는 중국 국적의 남성 A씨를 이틀간 조사한 뒤 전날 늦은 밤 귀가시켰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9일 오후 2시 10분쯤 서초구 내곡동에서 사적 제194호인 헌인릉을 드론으로 찍다가 인근에 있는 국정원 건물까지 함께 찍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조만간 귀국할 예정으로 알려졌으나, 경찰은 출국정지 조치를 내렸다. 출국금지는 내국인에게, 출국정지는 외국인에게 적용되는 출국 제한 조치다. 경찰 관계자는 "불구속 상태로 A씨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A씨가 드론을 날린 지역은 군부대 등 보안 시설이 있어 드론 비행이 금지된 곳이다. 현행 항공안전법 제129조 등에 따르면 비행장 반경 9.3km 이내인 곳, 휴전선 인근, 서울 도심 상공 일부 등은 항공안전 및 국방 보안상의 이유로 드론 비행을 금지한다.

현재까지 A씨의 대공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A씨는 촬영 당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자마자 렌터카를 빌린 뒤 외국인 관광객에게 잘 알려진 관광지가 아닌 헌인릉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A씨의 범행 경위와 입국 후 동선 등을 계속 조사할 방침이다.

오세운 기자 cloud5@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