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원 땅, 개인 통로로 쓰게 해달라”… 法 “불허 정당, 공익 위해 필요”

서울 남산공원의 시유지를 자신의 땅과 연결할 수 있는 통로로 사용하게 해달라는 토지주의 신청을 서울시가 불허한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청사. /전기병 기자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강재원)는 최모씨가 서울중부공원여가센터소장을 상대로 낸 토지사용 불허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 9월 5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최씨는 2022년 8월 서울 용산구 임야 245㎡의 지분 절반을 취득한 뒤 그해 11월 인접한 서울시 소유 임야 22㎡를 5년간 사용하게 해달라고 신청했다. 해당 토지는 남산공원 차도 및 보행로와 옹벽, 녹지 등으로 구성돼 있었는데 최씨가 자신의 땅을 개발하기 위한 통로(도로)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러한 요청을 한 것이다.

서울중부공원여가센터는 같은 해 12월 “관련 법령과 행정재산의 목적에 위배된다”며 최씨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시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 조례 제18조에 따라 현재 옹벽과 녹지로 구성된 시유지를 신청인의 사권(私權)을 위해 통로로 구조 및 형질을 변경하는 것은 조례에 어긋난다는 이유였다.

최씨는 이에 불복해 “개발 행위를 위한 통로로 사용해도 시유지에 지장을 줄 우려가 없다”는 등의 취지로 작년 8월 소송을 냈으나 법원은 최씨의 주장을 물리쳤다.

재판부는 “토지를 사용 허가할 경우 최씨는 자기 소유 토지로의 통행을 위해 옹벽을 철거하고 평탄화 작업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 경우 경사면의 토사가 유출돼 보도의 용도와 공원의 관리목적을 해칠 것이 우려된다”며 “사용 허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피고의 판단이 객관적으로 불합리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최씨가 이 사건 토지를 토지 개발을 위한 통로로 사용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제한되는 사익이 피고가 이 토지를 그 목적 또는 용도에 맞게 적정하게 보호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는 공익보다 더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1심 판단에 불복해 항소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