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벽 안과 밖 잇는 배수 시설…아라가야 왕궁 추정지서 첫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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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가야의 왕궁터로 추정되는 경남 함안 가야리 유적에서 배수 시설 흔적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는 함안 가야리 유적 일대를 발굴 조사해 과거 토성의 내·외부를 연결한 것으로 보이는 배수 체계를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소는 지난해부터 가야리 유적의 북서편 곡간지(谷間地) 일대를 조사한 결과, 성벽 축조 구조와 성 내부의 대지 조성 과정 등을 새롭게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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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흐르는 속도 고려한 배수 체계 "가야인의 뛰어난 토목기술 반영"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아라가야의 왕궁터로 추정되는 경남 함안 가야리 유적에서 배수 시설 흔적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는 함안 가야리 유적 일대를 발굴 조사해 과거 토성의 내·외부를 연결한 것으로 보이는 배수 체계를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소 측은 "가야 지역에서 토성의 배수 체계가 발견된 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지난해부터 가야리 유적의 북서편 곡간지(谷間地) 일대를 조사한 결과, 성벽 축조 구조와 성 내부의 대지 조성 과정 등을 새롭게 밝혀냈다.
곡간지는 좁게 움푹 패어 들어간 지형으로, 주변의 물이 모여 자연 배수되는 곳을 뜻한다.
연구소에 따르면 곡간지 일대 성벽은 매우 정교하게 쌓은 것으로 추정된다.
성벽은 흙을 시루떡처럼 차곡차곡 다져가며 쌓아 올리는 판축 기법으로 중심 토루(土壘·흙으로 쌓아 둔덕지게 만든 방어용 시설)를 쌓은 것으로 파악됐다.
좁게 골이 진 부분의 지형을 평탄하게 하기 위해 바닥에는 나뭇가지 등을 깔았고, 토루 주변으로 경사지게 흙을 켜켜이 다져 쌓은 내벽과 외벽을 올려 성벽을 보강했다.
이렇게 만든 판축 토루의 너비는 5.5m, 판축 토루와 내·외벽을 포함한 기저부의 너비는 29.5m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변 지형의 특성을 고려한 축조 방식인 셈이다.
그 안에서는 짧은 목 항아리, 솥 모양 토기 등이 발견됐다. 이들 유물은 대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제사나 각종 의례를 지낸 흔적으로 추정된다.
연구소는 성벽을 통과하는 석축 배수시설 흔적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현재 남아있는 길이가 16.5m에 이르는 배수 시설은 성 내부의 곡간지로 모이는 물을 성 밖으로 배수하기 위한 구조로, 성벽을 통과해 밖으로 이어진 양상이다.
손성원 특별연구원은 "배수시설은 상·하부 2곳에서 확인됐다"며 "성벽을 지속해서 유지·관리하기 위한 흔적이 잇달아 발견됐고 성 내에서도 과거 생활 흔적 등이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수 시설 구조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성벽 밖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너비가 최대 3.5m까지 벌어지는 나팔 모양인데 물이 흐르는 속도를 늦추기 위해 이런 형태를 고안한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내부의 배수 문제와 습하고 연약한 지형의 특성을 고려해 성벽과 배수 체계를 조성한 고대 가야인의 뛰어난 토목 기술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소는 13일 오후 2시 발굴 성과를 공개하는 현장 설명회를 연다.
또 20일에는 함안 박물관에서 가야리 유적의 최신 연구·조사 내용과 아라가야의 중심지인 함안 지역에 대한 연구 성과를 논하는 학술 토론회도 연다.
2019년 사적으로 지정된 함안 가야리 유적은 아라가야의 중심 유적이다.
아라가야의 전성기인 5∼6세기에 축조된 국가적 시설로 추정되는 토성과 건물터 등이 분포하고 있으며, 함안 지역 가야의 실체를 밝힐 유적으로 평가받는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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