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스캔들, 그러나 신시내티엔 영원한 영웅··· 피트 로즈 14시간의 추모식

심진용 기자 2024. 11. 1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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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홈 구장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10일(현지시간) 피트 로즈 추모식이 진행되고 있다.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 역사에 피트 로즈라는 이름은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아 있다. 감독으로 이끌었던 신시내티 경기에 수천달러 규모 도박을 한 사실이 적발됐다. MLB 역사상 최악의 스캔들이라는 평가 속에 개인 통산 최다 4256 안타의 주인공은 리그 영구 제명이라는 전례 드문 처분을 받았다. 돈을 걸었던 1987시즌 52경기 중 팀의 패배에 돈을 건 경기는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항변했지만, 현직 감독이 자기 팀 경기에 베팅을 했다는 사실 자체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지난 9월30일(현지시간) 83세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로즈의 복권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모두가 손가락질을 한다 해도, 신시내티 팬들은 아니었다. 10일 신시내티 홈 구장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14시간 동안 로즈의 추모식이 열렸다. ‘14’는 현역 시절 그의 등 번호였다. 종일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수천 명이 구장을 찾아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10일 피트 로즈 추모식에 참석한 신시내티 팬이 고인을 향해 기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신시내티 팬들이 10일(현지시간)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피트 로즈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신시내티 팬들에게 로즈는 단순한 프랜차이즈 스타가 아니었다. 지역에서 나고 자란 고향의 영웅이었다. 로즈는 1941년 4월14일 신시내티에서 태어나 고향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바로 신시내티에 입단했다. 1963년 데뷔 시즌부터 1978년까지 활약했고, 이적 이후 타향살이가 길었지만 1984년부터 1986년까지 현역 마지막 3년을 다시 고향에서 보냈다. 1985년 9월11일 신시내티 유니폼을 입고 통산 최다 신기록인 4192번째 안타를 때렸고, 1986년 8월17일 현역 마지막인 4256번째 안타를 때린 것도 신시내티 유니폼을 입고서였다. 쉴 새 없이 안타를 때렸고, ‘찰리 허슬’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현역 시절 그는 지역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로즈가 현역 생활을 마친지 이미 40년 가까이 지났고, 그를 지켜봤던 이들도 대부분 나이가 지긋해졌지만 팬들의 기억 속에 찰리 허슬은 여전히 생생하게 남아 있었다.

추모식에 참석한 트래비스 펠트너는 지역지 ‘신시내티 인콰이어러’에 “우리 모두 피트를 사랑한다. 그는 우리 모두와 마찬가지로 신시내티의 일부”라고 했다. 로즈가 졸업한 신시내티 웨스턴힐스 고등학교 교사 몰리 굿은 “학생들이 그런 유명한 선수와 같은 건물을 쓴다는 것은 정말 큰 의미다. 우리는 대가족과 같다. 로즈는 우리 가족 중 한 명”이라고 했다.

로즈의 영구퇴출 2년 후, 미국 야구 명예의전당은 그의 입회를 영구 금지하기로 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처분이었다. 그러나 신시내티 팬들은 그를 구단의 영웅으로 기억하고 대우했다. 2016년 신시내티는 로즈를 구단 명예의전당에 헌액하고, 등 번호 14번을 영구결번했다. 적지 않은 신시내티 팬들은 여전히 그가 리그 전체 명예의전당에 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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