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발굴하고 투자유치까지…또 '창업'하는 스타트업들

남미래 기자 2024. 11. 1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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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혹한기 속 스타트업들이 신사업 확장 전략으로 자회사 설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 벤처캐피탈(VC) 심사역은 "당근의 당근페이, 야놀자의 야놀자클라우드 같이 법인을 설립해 신사업을 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이들이 투자 유치까지 받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혹한기에 스타트업이 신규 사업을 확장하고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면서도 투자자로부터 자금조달까지 가능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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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법인 설립하는 주요 스타트업 현황/그래픽=윤선정

투자 혹한기 속 스타트업들이 신사업 확장 전략으로 자회사 설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모기업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꾀하면서 투자유치에도 유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1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커머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인덴트코퍼레이션은 자회사 제리와콩나무를 설립해 AI(인공지능) 기반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인덴트코퍼레이션은 개별 쇼핑몰에 소비자들이 '숏폼' 형태의 구매 후기를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솔루션 '브이리뷰'와 영상 후기 소셜미디어(SNS) '스프레이'를 운영한다.

인덴트코퍼레이션은 스프레이 서비스를 인플루언서 마케팅 자동화 AI 기술 '스프레이IO'로 고도화했고 제리와콩나무가 이 기술을 기반으로 브랜드사의 마케팅을 진행한다. 인덴트코퍼레이션이 커머스 AI 기술을 개발한다면, 제리와콩나무가 이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사 영업과 마케팅을 전담해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이다.

개발팀과 영업·마케팅팀으로 구분해도 되지만 인덴트코퍼레이션이 굳이 회사를 설립한 건 산업 간 차이가 크고 우수한 인력을 채용하기 유리해서다. 윤태석 인덴트코퍼레이션 대표는 "개발인력은 복장이나 근무형태가 영업·마케팅팀보다 자유롭고 일하는 방식이 달라 한 회사에 두면 문화 출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우수한 영업·마케팅팀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를 주력으로 하는 자회사를 설립하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자회사로 분리하니, 사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6월 설립한 제리와콩나무는 첫 분기만에 고객사 35곳을 돌파했다. 스킨1004, 아모레퍼시픽 등 대표 K-뷰티 브랜드사를 확보했다. 한 고객사는 제리와콩나무를 통해 마케팅을 진행한 결과, 개별 상품 기준으로 ROAS(광고비 대비 매출) 400%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분리한 자회사가 투자를 받고 사업을 확장하기에도 유리하다는 평가다. 4050세대 전문 모바일 패션앱 '퀸잇' 운영사 라포랩스는 신선식품 산지 직거래 플랫폼 '팔도감' 운영사 라포테이블을 설립했다. 4050세대를 타겟으로 모바일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팔도감은 SBVA(전 소프트뱅크벤처스), 베이스벤처스(전 베이스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35억원 투자도 유치했다.

팔도감의 사업도 안정궤도에 들어섰다. 팔도감은 지난 6월부터 누적 흑자를 기록 중이다. 2022년 7월 설립 이후 약 2년만의 성과다. 이재윤 라포테이블 대표는 "지난달 실적은 아직 마감 중이지만 월 기준 흑자를 조심스레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서비스를 분사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대출 중개·관리 핀테크 기업 핀다의 자동차대출(오토론) 사업을 떼내 만든 디자인앤프랙티스가 대표적이다. 디자인앤프랙티스는 올해 분사한 후 퓨처플레이, BNK캐피탈 등서 25억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 차량 리스·렌트 플랫폼 '차즘'으로 브랜드명을 변경해 사업 고도화를 실시하고 있다. 대출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는 핀다처럼 차즘도 업체마다 렌트·리스료가 다른 자동차 대여시장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한다는 설명이다.

그 외에도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미디언스에서 분사해 알토스벤처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스타일메이트 등이 있다. 스타일메이트는 패션 브랜드들이 크리에이터와 협업해 맞춤형 마케팅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운영한다. 지금까지 3200명 이상 패션 크리에이터가 숏폼 영상과 이미지를 포함한 1만2000건 이상의 콘텐츠를 생산했다.

한 벤처캐피탈(VC) 심사역은 "당근의 당근페이, 야놀자의 야놀자클라우드 같이 법인을 설립해 신사업을 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이들이 투자 유치까지 받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혹한기에 스타트업이 신규 사업을 확장하고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면서도 투자자로부터 자금조달까지 가능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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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래 기자 futur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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